교단 권력에 눈독을 들이며 자기의 지배력을 확장하려는 데 혈안이 돼 있는 교권주의자들을 향해 "예수의 가르침을 정면 거역하고 있다"는 날선 비판이 제기됐다.
박충구 전 감신대 교수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권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예수가 지배의 윤리를 가르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기독교인은 자주 망각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해당 글에서 "교인 수만을 모으고 전국으로 부흥 집회를 다니며 은혜를 끼쳤다는 간증을 입에 달고 사는 목사가 교단 권력에 눈독을 들이고, 그 권력을 장악하기 위하여 사악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우를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예수는 명료하게 자신을 일러 나는 "섬김을 받으려고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고 제자들에게 일러 주셨다"며 "예수가 가지고 있었던 권력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권력의 본질이 폭력적이라는 사실을 잘 아셨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박 전 교수는 특히 "예수의 공생애 시기는 로마 제국의 흥왕기와 겹친다. 이 시기에 로마 제국은 칼과 창으로 무수하게 많은 사람을 죽이고, 남의 영토를 빼앗았다"며 "황제의 권위는 하늘을 찌를 듯 위세가 높았다. 로마 제국의 위대함을 칭송하던 시인들도 많았지만, 예수는 제국의 위대함과 하나님을 나란히 놓는 것을 거절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에게!"라고 가르치셨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예수는 심지어 칼과 창을 들고 자신을 체포하러 왔던 병사들을 향해 칼을 빼 들었던 베드로에게 칼을 휘두르지 못하게 했다"며 ""예수는 검을 사용하는 자는 검으로 망한다."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쳤다. 심지어 폭력적인 "악에 악으로 저항하지 말라."고 권유했다. 이런 예수의 윤리는 분명 지배의 윤리가 아니라 섬김의 윤리에 속한다. 섬김의 윤리를 버리면 사랑의 지평을 잃는다"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예수는 권력의 본질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꿰뚫어 보셨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지배자는 피지배자를 사랑할 수 없다. 사랑은 섬기는 자라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지배자는 권력으로 내리누르는 자의 본색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라며 "간혹 덕스러운 지도자, 지배자 담론이 있지만 그의 삶을 살펴보면 지배자로서 권력을 행사하며 누군가를 억누르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사악함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가가 다를 뿐 본질은 같다"고 했다.
끝으로 "그래서 예수는 윗자리에 앉는 것도 금했고, 선한 선생이라며 누군가에게 온갖 듣기좋은 말을 늘어놓으며 높이지도 않았다. 제자들에게 사람들 눈앞에서 체면치레하며 잘나 보이려는 위선조차 경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