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 사이에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서울의 봄'의 흥행이 보수 우파 기독교 세력에게는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이들은 허구와 사실을 적당히 뒤섞은 영화 '서울의 봄'이 '우파는 악이고 좌파는 선'이라는 도식을 젊은이들에게 학습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특정 성향의 정치인들이 이를 악용해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근거로 삼는 등 정치에 활용할 것을 경계하고 있다. 보수 우파 기독교를 대변해 온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 이하 언론회)가 12일 낸 논평은 이 같은 우려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언론회는 논평에서 "이번에 12.12를 다룬 '서울의 봄'이 개봉되어 불과 짧은 시간에 대단한 흥행을 하고 있다. 이 영화는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 수사 과정에서 국군의 중요 보직에 있던 사람들과 당시 보안사령관을 맡았던 전두환 장군과의 힘겨루기를 보여준다"며 "결과적으로는 나중에 대통령이 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악으로,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선하다는 식의 프레임이 만들어진다. 이는 내년에 있게 될 총선에서 보수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조장하려 한다는 주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왜 이런 영화들이 사람들에게 관심을 얻게 되는가? 전문가들은 '우파는 악, 좌파는 선'이라는 등식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주장한다"며 "이러한 분석들이 날카롭게 맞을 수도 있고, 지나친 기우로 끝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영화 '서울의 봄'이 '우파는 악이고 좌파는 선"이라는 프레임을 만든다는 분석은 정말 기우에 불과하다.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분노하는 대상은 당시 군사 반란을 일으킨 전두환 세력 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빈틈이 많았던 군내 사조직 하나회의 반란 책동에 대해 안일하고 무능하게 처신한 당시 국군 주요 보직에 있던 사람들 역시 암적 존재로서 MZ 세대에게 분노를 유발시키는 대상이긴 마찬가지였다.
그런 면에서 영화 '서울의 봄'은 권력 투쟁이라는 구도에서 이분법적 시각으로 특정 세력 또는 인물을 주관적이고도 임의적으로 편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비교적 객관적인 입장에서 잘못된 권력 욕망에 빠진 인간 군상과 거짓된 평화주의에 사로잡힌 게으른 인간 군상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영화 자체가 특정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는 주장은 "날카롭게 맞기" 보다는 "지나친 기우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