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신대 어학당 유학생 강제 출국 의혹 규탄 성명

한신민주동문회, 성명 통해 "학생 인권 존재하는가?" 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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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베리타스 DB)
▲한신대 전경

한신대가 어학당 유학생들을 미리 준비한 버스를 이용해 강제 출국 시켰다는 의혹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한신민주동문회가 지난 12일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유학생을 협박하고 강제 출국시킨 한신대를 규탄한다"며 "한신대에 학생은 존재하는가? 인권은 존재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

[한신민주동문회 성명서]

유학생 협박, 납치, 강제 출국시킨 한신대학교를 규탄한다.

지난 3월, 한신대학교(이하 한신대) 우즈베키스탄 수르한다리야주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강성영 총장은 "우즈베키스탄의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교직원들이 열성을 다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미래 주역을 키우겠다"고 했다.

오늘(12월 12일) 한겨레신문 단독 기사에 따르면 한신대는 학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부설 어학당에 다니는 우즈베키스탄 국적 유학생 22명을 집단 출국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우즈베키스탄 국적 유학생 23명은 지난 11월 27일 오전 '외국인등록증 수령을 위해 출입국관리소에 가야 한다'는 학교 측 말을 듣고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처음 이야기와 다르게 버스는 평택의 출입국관리소로 가지 않고 화성 병점역에서 사설경비업체 직원들을 태운 뒤 곧장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고, 건강문제를 호소한 학생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출국시켜버렸다. 이 과정에서 한신대는 "지금 출입국관리소에 가면 여러분은 감옥에 가야 한다"며 학생들을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후 학생들에게 '본인 동의로 출국했음'을 인정하는 서약서에 서명해야 남은 등록금을 환불하겠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법무부의 '외국인 유학생 사증발급 및 체류관리 지침'에 따르면 외국인 어학연수생은 자국에 있는 한국 금융기관이 발행한 '유학 경비 예치 잔고증명서'가 필요하며, 잔고(1천만원)를 3개월 이상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잔고증명서의 경우, 이미 체류 자격을 가진 난민인정자에게도 체류 능력 검증 목적으로 요구한 바 있어 부당하다는 의견이 계속되어왔다. 특히 은행 잔고를 체류 조건 삼는 정책은 실효성은 커녕 자신이 가난하지 않음을 증명해야 하는 반인권적 정책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한신대의 이러한 만행은, 비자가 만료되지 않았음에도 학생들이 이탈해 미등록 이주민이 될 시 차후 유학생 모집에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만으로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사설 경비업체를 동원해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감옥에 갈 것이라는 거짓정보를 제공하며 학생들을 감금하였다.

이는 유학생 유치 제도에서 발생하는 가장 악질적인 인종차별의 형태이다. '유학생들은 언제든 학교에서 도망쳐 미등록 이주민'이 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유학생들의 계좌 조사를 진행하였다. 또한 잔고가 부족할 경우 시차를 두어 잔고 보유를 재확인하는 '외국인 유학생 사증발급 및 체류관리 지침'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불법으로 감금하여 출국시켰다. 한신대가 가진 교육 마인드 속의 유학생은 '특정 국가 출신의 인간'에 대한 고정관념에 멈추어 있다. 이러한 차별적 의식에 쌓인 곳이 과연 교육의 전당인지 의문이다.

한신대에 학생은 존재하는가? 인권은 존재하는가? 참교육이란 존재하는가? 학교의 존재 가치는 현재 남아 있는가? 학교에서 유학생들을 납치하듯 차에 태웠을 때, 사설경비업체 직원들을 태워 위협했을 때, 감옥에 갈 것이라고 협박했을 때, 비행기에 태워 보냈을 때 이미 한신대는 스스로 교육의 전당이길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

우리는 그간 한신대가 한국 사회에서 가졌던 역할을 상기해본다. 그간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통일, 평화와 인권을 위해 나눔과 섬김의 자세로 헌신"함을 자부심처럼 이야기 해왔다. 특히 한신대 구성원과 졸업생들은 지난 오랜 시간 동안 한국사회에서 이주민과 난민들의 불합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현재의 학교는 자신들의 이익 보전을 위해 그들을 차별하고 유학생들을 범죄자로 여겼다.

한신민주동문회는 이 같은 인종차별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한신민주동문회는 올 초 임보라 목사 추모문화제 대관 취소 이후부터 한신대의 반인권적인 행태를 중단하고 한신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차별과 혐오, 폭력으로 얼룩진 사태가 발생한 점에 있어서 매우 참담함을 느낀다.

한신민주동문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학교를 규탄할 것이며, 강제로 출국당한 피해자들이 원래의 상태로 회복될 수 있도록 총장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다시 한번 이런 반인권적인 행위가 이뤄지지 않도록 학교당국의 진정어린 반성과 성찰을 요구한다.

2023년 12월 12일

한신민주동문회

이지수 기자 veritasnews20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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