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신학연구소 에라스무스가 진행하는 이 강좌는 니콜라스 월터스토프의 『종교의 한계 안에서의 이성Reason within the Bounds of Religion』을 함께 강독한다. 이 책은 칸트의 주요 저서인 『이성의 한계 안에서의 종교Religion innerhalb der Grenzen der bloßen Vernunft』를 겨냥하여 쓰여진 책이다.
칸트의 비판적 종교철학이 철저히 이성의 한계 안에서 종교와 신이 어떠해야만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면 월터스토프의 『종교의 한계 안에서의 이성』은 종교적 믿음의 한계 안에서 우리의 이성, 즉 학문과 이론이 어떠해야만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정 반대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월터스토프는 자신의 저서에서 칸트를 직접적으로 비판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월터스토프가 『종교론』에서 수행하는 작업 전체가 사실 매우 반-칸트적인 것으로서, 칸트의 비판적 종교철학에 대한 거부와 반대를 담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간 이성이 지닌 한계성을 성찰하고, 이러한 이성의 한계 안에서 신과 종교와 믿음을 정립하고 설명하려고 하는 칸트의 입장이 타당한지 물을 수 있는 시간이다. 아울러 종교적 믿음을 먼저 전제하고, 종교적 믿음과 신앙이 학문적 이론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만 한다고 말하는 월터스토프의 입장이 타당한지도 물을 수 있다.
이번 강독모임을 이끄는 정제기 선생은 2022년에 영남대에서 칸트 윤리학과 종교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신진 칸트학자다 젊은 칸트학자의 시선에서 월터스토프의 저서를 꼼꼼하게 읽어내면서, 종교와 이성의 관계에 대한 월터스토프의 입장이 얼마만큼 설득력이 있게 다가올 수 있는지를 비판적으로 살펴보며 토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강좌는 오는 1월 2일부터 2월 6일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 9시 30분 총 6주간 열린다. 온라인 Zoom으로 진행되며 수강료는 9만원. 주교재는 니콜라스 월터스토프의 『종교의 한계 안에서의 이성』(김지호 옮김, 도서출판 100, 202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