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수준 높은 목사와 수준 이하의 목사

차정식 한일장신대 교수, 1년 전 쓴 자신의 글에 "생각 달라지지 않아"

kuyoonsil
(Photo : ⓒ기윤실 홈페이지 갈무리)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차정식 한일장신대 교수가 7일 '목사 수준론'이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그는 1년 전에 쓴 글이지만 "지금도 생각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한다"며 해당글을 소개했다.

이 글에서 그는 "물과 기름 같이 날카롭게 양단할 수 없지만 그런 수준의 차이란 게 있긴 있다고 인정한다"며 "인간은 하나님 앞에 두루 평등하지만 그 평등한 존재가 무엇을 어떻게 배워 자신의 인격과 삶을 갈무리해나가느냐에 따라 도토리 키재기일망정 질적 양적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없고, 그 도토리 키 차이의 사소한 수준은 나름대로 의미심장하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목사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차 교수는 "인격, 신앙적 순도와 열정, 지성과 영성, 시대와 역사를 읽는 분별력, 공동체를 향한 헌신과 책임감, 그밖에 영혼의 파수꾼으로서 요청되는 다양한 성서의 미덕들...이런 걸 기준으로 수준 높은 목사, 수준이 떨어지는 목사, 아주 수준 이하의 목사 등등 여러 등급을 매길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문제시하고 싶은 것은 이렇게 수준이 갈려 그 수준이 높은 목사들은 대개 서울, 수도권을 떠나지 않고 그들이 부른 찬송대로 "아골 골짝 빈들"과 "소돔 같은 거리"로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라며 "여기 저기 커리어 쌓는 젊은 시절, 선교사 경험과 미자립교회, 개척교회 등의 경력을 거치더라도 안정된 실력과 수준을 갖춘 뒤에는 대체로 서울, 수도권이나 대도시의 중산층 위주 안정된 교회, 대형교회, 깔끔하고 자기 수준에 걸맞는 사람들 들끓는 곳으로 그 수준 높은 목사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야 물질적이든 상징적이든 수준 높은 대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수준 높다는 목사들이 수도권에 몰려들자 농어촌 시골교회, 미자립교회, 후미진 골목교회, 경제적 인프라가 절대로 열악한 제3세계 목회는"텅텅 비어가고 있다"며 "내가 지난 27년간 가르쳐 배출한 목사들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다수, 또는 상당수가 이런 곳으로 가서 구질구질한 목회적 선교적 삶을 이어간다"고 했다.

이에 차 교수는 "나는 물론 인간적으로 이런 현실이 안타깝고, 가급적 내 제자 목사들도 수준 높은 교회, 서울 수도권의 번듯한 교회에서 부목사, 담임목사 하면서 폼나게 목회하길 원하고 기대하며, 기회 되면 로비도 해보지만 별로 실효는 못 거두었다"며 "워낙 수준 높은 목사들의 기득권 카르텔과 정치적인 장막이 막강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차 교수는 그러나 "이렇게 힘이 세고 잘난 목사들, 세련된 화법과 신학적 수준을 탄탄히 갖춘 목사들과 똑똑하지 못하고 설교시 말 주변도 시원찮은, 그렇다고 사람들 끌어모으는 무슨 중뿔난 은사도 갖추지 못한 그저그런 수준 낮은 목사들이 교회와 세상에 끼치는 기여도와 해악이 있다면 양쪽이 비등비등하거나 오히려 전자가 후자보다 더 심하게 열악한 수준일 거라는 심증이 있다"고 고발했다.

그러면서 "또 한 가지, 이런 목사의 수준과 그걸 판별하는 기준, 보이는 외적인 현상이란 빙산의 일각보다 더 광대한 보이지 않는 속내의 빙산 덩어리를 기준으로 본다면 종말론적 맥락, 영원한 하나님의 심연에서 이런 목사의 수준이란 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를 거라는 잠정적인 판단을 한다"고 덧붙였다.

이지수 기자 veritasnews2008@gmail.com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