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정치가들이 상대 후보를 비판할 때 자주 쓰는 단어 가운데 하나로 '내로남불'이 꼽힌다. 이 내로남불이 예수님의 가르침인 황금률을 어기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손봉호 교수(서울대 명예교수)는 최근 은혜샘물교회(담임 윤만선 목사) 예배에서 "'내로남불'이라는 것은 황금률을 정면으로 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률'(마 7:12)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그는 "보편화 가능성의 원칙은 누가 해도 다 괜찮다고 하면 해라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 황금률의 핵심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다 싫어한다면 해선 안 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손 교수는 "요즘 선거철을 맞아 정치가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서로 비판하는데 사용한다. 그런데 비판할 때 주로 사용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내로남불'"이라며 "즉,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것을 줄인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내로남불이라 욕을 하는 정치가를 보면서 욕하는 정치가 자신도 역시 내로남불이 아닌가하고 비판한다"며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리가 다 그런 약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심각하게 경고하셨는데, 마태복음 7장 1~5절을 보면 잘 나와 있다. 저도 한국 사회와 교회를 많이 비판을 하지만 이 구절을 보면 저야말로 내로남불의 오류를 범하는 사람이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고 전했다.
손 교수는 이어 "사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잘못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나의 잘못을 볼 수 있다면 우리 모두가 도덕군자가 되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오늘 본문은 '황금률'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로마 황제 세베루스(Alexander Severus, 주후 222-235)가 그의 왕궁 벽에 이 구절을 금으로 새겨 놓음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고 했다.
손 교수는 "황금률의 가르침은 철학·윤리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황금률을 '보편화 가능성의 원칙'이라고 표현했다. 독일 철학자 칸트의 정언명령이 대표적인데, '그 준칙이 보편적 법칙이 될 것을, 그 준칙을 통해 네가 동시에 의도할 수 있는 오직 그런 준칙에 따라서만 행위하라'는 것이다. 즉, 모든 사람이 해도 괜찮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당신도 그렇게 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예수님께서는 황금률과 함께 십계명도 율법과 선지자라고 말했다. 마태복음 22장 37~40절을 보면 이 두 가지(황금률과 십계명)는 같은 것"이라며 "그런데 예수님은 '사랑'이라고 말했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율법과 선지자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손 교수는 특히 "우리가 황금률을 왜 지켜야 하는가. 그것은 사랑을 위해서 지키는 것"이라며 "율법의 제일 목적은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다. 윤리는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는 것은 하지 마라'라는 부분만 강조하게 된다"며 "여기서 더 나아가 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즉 다른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넓은 의미에 사랑이라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셔서 우리를 구원하셨다"며 "단순히 그 사랑을 받는 것으로 끝이 나면 안 된다. 그러면 우리의 신앙은 이기적이게 된다"고 했다.
끝으로 손 교수는 "말씀대로 올바르게 사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가 조금 손해 볼 각오를 해야 된다"며 "그러나 결과적으로 손해는 아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다 갚아 주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믿음을 가지고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 그리하여 주변 사람으로부터 칭찬받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모두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