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가 현 시국을 진단하며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선거 참여를 촉구하고 나섰다. 28일 총회 본부에서 입장문을 발표한 이들은 특히 "종교와 정치가 서 있는 자리가 다르다"고 스스로 기만하지 말라며 총선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교회와사회위원회와 평화통일위원회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한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는 총회 총무 김창주 목사와 국내선교 사업을 총괄하는 이길수 목사가 배석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먼저 현 시국을 가리켜 "암울한 정치 상황"이라고 했으며 "일차적 책임은 현 정권에 있다"고 했다. 특히 "현 정부는 권력 장악과 정권 연장에만 혈안이 되어, 검찰 권력을 통한 정치 보복에만 몰두하고 있으며 역사 왜곡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하나님께서 모두에게 부여하신 개개인의 생명과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부정하며 국가 책무의 부재로 발생한 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과 역사적 진실에 대한 국민의 요구조차 외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암담한 현실 앞에 그리스도인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해 가야 할 궁극적 사명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종교와 정치는 서 있는 자리가 다르다고 스스로 기만하며 진실에 눈감고 있다"며 "이제 참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먼저 옷을 찢고 회개의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의 엄중한 명령 앞에 바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정치 참여를 강조한 이들은 "다가오는 4.10 총선에서 우리는 생명을 살리고 정의를 세우고 평화의 삶을 실현하기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것"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우리의 결단과 실천은 하나님 나라를 열망하는 그리스도인의 신앙고백과 맞닿아 있다"며 "우리는 결코 편향된 정치적 의견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다. 정치 권력과 야합한 거짓 신앙인이 되지도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입장문 발표 후에는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 순서가 이어졌다. 본지 기자가 '교회사회위원회와 평화통일위원회 명의 해당 입장문이 교단을 대표하는 입장인가'라고 묻자 김창주 총무는 "두 위원회는 총회 산하 주요 상임위원회로 대표성을 띄고 있다"고 밝혔다. 교단 전체의 의견이 반영된 입장문이라는 설명이었다.
이어 또 다른 기자가 '편향된 정치적 의견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입장문 내용은 편향되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현 정권에 대해 비판적이다'라고 하자 김 총무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성명은 아니"라면서도 "교단의 예언자적 전통에 따라 시대 현실을 진단하고 예 할 때 예 하고 아니오 할 때 아니오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