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서울신대 박영식 교수 징계 회부에 "학문의 자유 침해"

한국문화신학회, 29일 긴급 성명 발표

park
(Photo : ⓒ박영식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서울신대 박영식 교수

과학과 신학을 접목하는 연구활동으로 다양한 연구 업적을 쌓아온 한 신학대 교수가 최근 그가 내놓은 작품이 교단 신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부당 징계를 받을 위기에 놓였다. 몇해 전 『창조의 신학』(동연, 2018)을 펴낸 서울신대 박영식 교수 얘기다.

박영식 교수는 이미 2022년 초부터 동일한 이유로 수차례에 걸쳐 조사위원회에 회부되어 사실상 사상 검증을 받아왔으며 때마다 충실히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학원 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중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울신대 측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집단 지혜를 모아 대응에 나선 한국문화신학회(회장 박일준)는 29일 서울신대 박영식 교수 징계 회부에 유감을 표시하는 긴급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먼저 "우리 한국문화신학회에서는 누구보다 성실한 신학자의 연구결과를 소위 교단의 신학과 위배된다는 사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학교법인 서울신학대학교의 조치를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지극히 위험한 사태로 간주하며 이에 대하여 심대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영식 교수는 자연세계에 대한 현대과학의 다양한 해명들과 창의적이고 비판적으로 논쟁하면서 하늘과 땅의 창조자를 고백하는 기독교 창조교의의 핵심을 그 누구보다도 성실하고도 진지하게 드러내고자 노력한 학자라는 점에서 학교법인 서울신학대학교의 이번 조치는 잘못된 고대의 세계관에 입각하여 갈릴레오를 재판에 회부함으로써 창조자 하나님에 대한 교회의 신앙을 오히려 조롱거리로 전락시켜 버리고 만 갈릴레오 재판을 반복하는 어리석은 사태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울러 창조신앙을 비롯한 전체 기독교 교회의 모든 교의들은 언제나 교회가 직면한 시대의 정신과 진지하게 대화하는 가운데, 그리고 교회의 신앙의 전수자인 신학자들 사이의 치열한 학문적 논의를 통해 형성되어 왔고, 그것이 전 세계 교회의 역사이며 여전히 오늘날도 교회의 신앙을 살아 있게 만드는 힘이다"라며 "학교법인 서울신학대학의 이번 조치는 이와 같은 자랑스러운 교단과 학교의 역사를 부정하고 교조주의적 퇴행 외에는 얻을 것이 아무 것도 없기에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니라 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에 한국문화신학회는 ▲신앙의 이름으로 학문의 자유를 억압하는 징계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 ▲학문의 자유를 침해 당한 당사자에게 사과할 것 ▲신학 연구자들의 연구와 출판의 자유를 보장할 것 등을 학원 측에 요구했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관련기사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16세기 칼뱅은 충분히 진화론적 사유를 하고 있었다"

이오갑 강서대 명예교수(조직신학)가 「신학논단」 제117집(2024 가을호)에 '칼뱅의 창조론과 진화론'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 의미 밝혀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을 중심으로 집단리더가 구조화된 집단상담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경험하는지를 통해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학철 교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 부정하는 이유는..."

연새대 김학철 교수(신학과)가 상당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을 부정하고 소위 '창조과학'을 따르는 이유로 "(진화론이)자기 신앙의 이념 혹은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의 모호성을 극복하는 원효의 체상용의 삼위일체론

아우구스티누스 사상과 원효의 체상용의 불교철학 사상을 비교 연구한 글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손호현 교수(연세대 신과대학)는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