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전 삼일교회가 전병욱 목사를 담임으로 청빙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권표를 사표로 처리하는 부당한 방법으로 당시 부결됐던 청빙건이 통과됐다는 주장이었다.
박영돈 목사(전 고려신학대학원 교수)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삼일교회 전도사 출신이었던 A씨의 회고를 근거로 이 같이 밝혔다.
박 목사는 "(삼일교회)공동의회에서 백 명 남짓의 세례교인이 투표한 결과 청빙건이 부결되었다"며 "그런데 3일 만에 부결이 통과로 뒤집혔다고 한다. 기권표 16에서 14표를 사표로 처리하여 전체 투표수에서 빼니 2/3선을 통과한 것으로 결과가 뒤바뀐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부당함을 지적한 전도사는 교회에서 잘렸고 전병욱 목사는 백여 명이 모이는 교회의 담임이 되어 대형교회를 이루었다. 그 전도사였던 이가 이렇게 회고한다. 그때 당회와 교회가 자신과 젊은이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였다면 삼일교회는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처럼 대형교회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같이 큰 아픔과 좌절과 수치를 겪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박 목사는 전했다.
박 목사는 "전 목사로 인해 대형교회가 세워졌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그러나 그로 인해 삼일교회뿐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입은 타격은 대형교회가 몇 개 세워진 것보다 훨씬 더 크다"고 주장했다.
대중 심리를 종교적으로 이용해 교세를 키운 당시 전 목사의 행보에 대한 비평도 있었다. 박 목사는 "그 당시 많은 사람이 전 목사의 설교에 열광하며 그 교회로 몰려들었다. 어떤 유명 기독교 출판사는 그의 설교를 계속 책으로 냈고 출간되는 족족 베스트셀러로 팔렸다"며 "자신에게 들어오는 인세만 일 년에 억대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대중의 심리를 간파하는 영특함과 대중의 귀를 사로잡고 그들의 종교적인 감성을 건드리는 특별한 재주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톡톡 뛰는 아이디어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멘트를 잘 구사하는 데다가 상당히 참신하고 깨어있는 이미지까지 만들어냈다"며 "그는 워렌 워어스비 목사가 20세기의 선지자라고 했던 A. W. 토저의 책을 좋아해 그의 모든 책을 다 읽었다고 했다. 교회와 목사의 문제들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토저의 책을 즐겨 읽는 사람이니 진정성 있는 신앙과 영성을 추구하는 사람 같아 보이기도 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중을 끄는 설교의 재능을 가진 목사들의 목회 활동에 도사리는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서 분명히 지적했다. 그는 "대중의 인기와 유명세를 누리며 여전히 참신함과 순수함의 코스프레는 헛바람으로 서서히 부풀어 오르는 자신을 냉철하게 돌아보는 데는 점점 둔해진다"며 "주의 종은 자기 이름이 나고 사람들이 자신에게 몰리는 것을 은근히 즐기기보다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회피하는 낯가림이 자신뿐 아니라 교회를 위해 절실하게 필요한데 부패한 우리에게 그만큼 힘든 게 없는 것 같다"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