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교회는 탈근대주의 답해야 하고 가나안 성도 집중해야"

27일, 제2차 기장미래포럼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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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기장미래포럼)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회자들이 주축이 되어 자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기장미래포럼이 2차 모임을 가졌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회자들이 주축이 되어 자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기장미래포럼이 2차 모임을 가졌다. 지난 27일 계룡스파텔에서 "기장의 미래를 봄"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2차 기장미래포럼에서는 허석현 목사(혜림교회),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 최형규 목사(익산산기교회), 이성진 목사(제주남부교회) 등이 발제자로 나서 각각 △우리들의 이야기: 지속가능한 기장교회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하여 △미래의 기장교회, 이렇게 준비하자 △목회자가 살아야 교회가 산다 △알고 보면 쓸모있는 총회 활용법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발제자들은 기장의 미래를 염려하며 목회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했다. 먼저 허 목사는 교회가 빠진 위기를 두 가지 현상으로 분석했다. 하나는 교회의 내적/질적 중심으로서 성장의 정체와 퇴보 그리고 다른 하나는 교회의 외적/질적 중심으로서 사회적 신뢰의 하락이었다.

이러한 위기의 원인으로 탈근대적 시대정신에 발맞추지 않고 교회가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교회의 위기담론이 시작된 것은 탈근대주의가 시대를 설명하는 키워드로 등장한 때와 궤를 같이한다. 탈근대주의는 근대적인 세계관, 진리, 획일적인 사회 체제에서 벗어나 다양성, 차이, 다름, 불확실성, 다중심성, 상대성을 지향하는 시대 이념이다"라고 설명했다.

허 목사는 그러면서 "개혁주의 원리 위에 세워진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탈근대주의의 해방과 변혁적 도전에 화답하는 것은 본질상 자연스러운 일이다"라며 "그러나 교회가 개혁주의 정신을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하고 정통주의로 회귀하였을 때 교회는 탈근대의 시대 속에서 가장 근대적인 가치관, 가장 수직적인 운영체제 가장 경직된 신학을 보유하고 있는 고립된 공간으로 남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허 목사는 "탈근대적 세계와 근대적 교회의 간극 사이에서 교회의 위기는 발생했다. 교회가 탈근대주의를 프로테스탄트적 개혁원리로 수용하지 못함으로써 둘은 대립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며 "탈근대주의는 교회를 근대성이 작동하는 영역으로 교회는 탈근대주의를 자신의 영역을 허무는 세속 이데올로기로 간주하게 되었다. 이러한 갈등관계는 교회가 자신의 개혁주의적 본질을 상실하였기 때문이다 탈근대주의는 교회에 그 자체로 도전이며 위기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에 기장교회의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 허 목사는 특히 총회 본부의 역할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총회의 대의제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 때에 총회는 기층 교회의 이해와 요구를 경청하고 목소리를 담아내고 반영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에 대한 제도적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제언했다. 또 총회 본부에 "다양한 요구를 수렴할 공간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는가"를 물으며 "총회 본부는 다양한 정보의 의견이 소통하고 교류되어 창조적 선교활동이 결정되는 창구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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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기장미래포럼)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회자들이 주축이 되어 자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기장미래포럼이 2차 모임을 가졌다.

한문덕 목사는 미래 기장교회 목회자들이 가나안 성도와 온라인 목회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했다. 한 목사는 "기장 교회가 미래를 담보하려면 우선적으로 가나안 교인을 다시 돌아오도록 하는 목회를 기획해야 한다"며 가나안 성도의 특성을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이들의 특징은 과거 전통적인 신앙인들 또는 교인들의 양상과는 매우 다르다. 한 교회 소속되어 예배 및 모든 교회 활동에 충실했던 과거의 교인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신앙 양식을 보인다는 게 한 목사의 설명이다.

그는 "현대인들은 이미 소비사회의 일원이 되어 있다. 소속 단체의 충성보다는 일시적인 모임과 교류에 익숙하다 찐한 사이보다는 느슨한 연대를 편하게 여기는 것이다"라며 "따라서 이들은 교회의 권위주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평소에는 별 관심이 없다가도 주체적 활동 공간에서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가 실현될 때는 전폭적으로 참여하는 스타일을 지닌다. 이제는 과거의 동일성을 지닌 비슷한 류의 교인들만이 모이는 교회는 지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미래 기장교회는 소통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 목사는 "다양한 취향의 현대인들과 소통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가상 세계의 현실 속에서 기장 교회는 반드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양쪽 모두를 겸하는 올라인 목회를 기획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상 세계의 등장은 실제 세계 시공간의 변화를 가져왔다 매주 일요일 시 예배당에 모여 예배하는 전통적 방식의 신앙생활 양식에도 변화가 온 것이다 기존의 것을 충실히 하면서 여기에 참여하기 어려운 다양한 상황에 놓여 있는 교인들에게 얼마든지 가상 세계와 영상 플랫폼들을 통해 신앙교육 및 영적 돌봄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밖에 매력 넘치는 교회의 감동 목회와 기장 브랜드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역설해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최형규 목사는 △우리 교단의 목회자 양성에 대한 일관성 있는 비전과 전략, 계획이 필요하다 △필요하면 유관 부서/위원회가 이러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하여 백년지대계의 그림을 그리면 더욱 좋다 △누구라도 지속적인 관심과 비전을 가지고 이 문제를 풀어가지 않으면 미봉책에 불과하다. 총회와 노회 차원에서 이 일을 풀어가려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우리다 등의 내용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발제자들의 발제 후에는 조별 원탁토론을 통해 서로 간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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