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진정한 신학자는 성서 본문과 씨름하는 목회자들"

기장 총회 둘째날, 임마누엘 신학강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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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기장)
▲정승훈 목사(시카고 루터교 신학대학원 석학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25일 전북 부안군 소노벨변산에서 '교회여, 다시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노래하자'라는 주제로 개회한 제109회 정기총회 둘째날 아침 임마누엘 신학강좌가 열린 가운데 강사로 정승훈 목사(시카고 루터교 신학대학원 석학교수)가 단상에 올랐다.

이날 정승훈 목사는 칼바르트 교의학의 핵심 중 하나인 '성령 세례'를 주제로 강연했다. 정 목사는 "내가 바르트에게서 배우는 것은 그 분의 신학이 아니다"라며 "교만한 말인지 모르지만 그 정도는 저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40년을 읽었다. 중요한 건 이 사람이 성서를 읽고 주석하는 그 방법과 설교는 아직도 제가 좇아가지 못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목사는 "마지막 21세기의 새로운 신학의 패러다임을 열어가는데 귀담아 들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바르트 신학의 핵심은 설교와 성만찬과 더불어 살아계신 부활의 그리스도가 오늘 우리의 삶 속으로 임재하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르트에게서 성령 세례는 기독교인의 삶을 총괄하는 개념이다"라며 "예수 그리스도가 말씀과 성령을 통해서 인간의 마음에 믿음을 선물로 주고 하나님을 향해 회심시키면서 새로운 존재로 만들어가는 사건이 다시 말하면 성령 세례다"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바르트는 "에수 그리스도가 믿음의 시작이요 완성자다"라는 히브리서 12장 본문을 인용해 성령 세례의 전진적인 차원을 발전시켰다. 성령이 주는 은혜의 형태를 세 가지로 구분해 설명하기도 했다.

정 목사는 "성령 세례는 목사들이 교회에서 베풀어 주는 물 세례를 통해서 일회적으로 나타난다고 하지만 믿음의 완성자이신 그리스도를 향해 우리를 의롭다 하시는 칭의의 은혜, 우리를 거룩하게 만들어가는 성화의 은혜 그리고 세상에 나가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직에 참여하면서 해방의 존재로 살아가게 하는 소명의 은혜를 성령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부어주신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이어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새로운 피조물이 되어가는 것을 의미하고 미래와 새로움을 향한 회개와 성장과 전진을 포함한다"며 "일차적으로 목회자는 성령이 주시는 지식과 지혜의 은사를 항상 사모하고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교회가 영적인 가난함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을 때 세속화의 늪에 빠져 변질될 수밖에 없음도 분명히 했다. 특히 여성 문제와 관련해그는 "바르트는 여성 문제를 굉장히 오랫동안 고민했다. 마리아에 대한 주석은 참 탁월하다"고 전했다.

바르트에 따르면 교회는 기본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경청하는 여성의 순종으로 이뤄진다. 이에 정 목사는 "유대인 어머니 마리아를 통해서 예수는 유대인으로 태어났다. 누가복음의 마리아 찬가는 하나님의 은혜의 혁명성을 노래한다"며 "기장 교회의 공공 목회에서도 우리 남성 분들은 뒤에 좀 물러섰으면 좋겠다. 여성들이 앞장서서 공공 목회와 신학을 펼쳐 나갔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바르트에게 복음은 "포효하면서 다가오는 사자와 같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 목사는 "누가 가장 위대한 신학자인가? 저 같은 사람이 가장 위대한 신학자인가? 매주마다 설교 본문 앞에서 씨름하는 여러 목회자들이 가장 위대한 신학자들이다. 우리가 말씀의 양날의 검인 은혜와 심판을 진지하게 취급하지 못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를 섬기지 못한다. 저는 기장의 동역자 여러분들에게 이러한 은혜의 혁명을 체험하는 사건이 여러분의 설교의 직무에서 나타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바르트에게 칼빈 신학의 가장 핵심은 "그리스도의 연합"이라는 점도 짚었다. 정 목사는 "성만찬 속에서 그리스도의 연합이 폭발적으로 나타나는데 침례파인 츠빙글리 하고는 기본적으로 차원이 다르다. 칼빈의 그리스도의 연합을 통해서 믿는 자들은 성화에 연관되고 나가서 정치적인 책임성과 사회 정의로 이어진다. 이런 점에서 칼빈의 성만찬은 (칼 바르트 신학에서)되어감과 변화의 교리에서 중요한 자리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그러면서 "바르트에게 칼빈은 단순한 신학자가 아니었다"며 "제네바 도시 국가의 법률적 토대를 놓은 입법자다. 바르트는 그의 유명한 공공 신학의 토대가 되는 시민사회와 교회 공동체라는 글에서 루소의 시민사회 국가를 굉장히 중요하게 고려했다. 관료제에 대한 비판을 발전시켰고 시민은 정치의 주체이며 건전한 의회 민주를 만들어가려면 경제적인 분배 정의와 공공성 거버넌스 그리고 에코 거버넌스가 가장 중요하다. 사실 루소는 식민주의를 당대 보기 드물게 비판했던 사상가고 이런 비판은 고스란히 칸튼의 정치철학과 코스모 폴리탄 원리에 이어지고 오늘날 포스트 콜로니아주의 일반 이론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내용들이다"라고 전했다.

정 목사는 또 킬빈과 바르트의 전통에 선 장로교가 이들의 신학 유산을 계승해 공공신학을 발전시키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마지막으로 성령이 하는 일에 대해 증거했다.

그는 "성령은 우리의 교회가 시민사회 안에서 하나님의 은혜의 혁명과 화해의 인정의 복음 안에서 살아가도록 격려한다. 끊임없이 하나님은 성령을 통해 여러분들의 교회와 여러분들의 마음 속에 은혜를 부어주신다. 목회자들은 여기서 예언자적인 직무에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세상을 향해서 우리를 하나님께서 의롭게 여겨주시는 칭의와 우리를 거룩한 사람으로 인정해 주시는 성화와 사회를 향해서 은혜의 혁명에 참여하는 해방의 소명을 가진 교인들과 목회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향해서 회개를 하고 새로움을 창조적으로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믿음을 가질 때 이 시대 기장 교회를 살려낼 것이다"라며 강연을 맺었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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