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목회자·교사, "기후위기 체감하지만 잘 설명 못해"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과 목회데이터연구소, '교회학교 기후환경 교육을 위한 조사'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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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목회데이터연구소 홈페이지 갈무리)
▲'교회학교 기후환경 교육을 위한 조사'

전국의 교회학교를 담당하는 목회자와 교사 그리고 중고등학생을 상대로 기후환경 인식과 행동을 파악하고자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 기후위기 심각성에 따른 '특단의 대책 필요한 위기상황'이란 절박성은 1/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후위기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대답은 10%대에 불과해 기후위기에 대한 교육이 교회 현장에서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설문조사는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과 목회데이텨연구소(이하 목데연)가 (주)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진행된 '교회학교 기후환경 교육을 위한 조사'에서 나타났다.

목데연 측이 지난 15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먼저 목회자, 교수 그리고 학생 대다수는 '기후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자/교사(97%)와 학생(89%)의 대다수가 체감하고 있었고, 학생보다는 목회자/교사의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어떤 상황에서 기후변화/위기를 체감하는지를 물었더니 '폭염 강도 및 일수 증가'를 가장 높게 꼽았다. 올해 초가을까지 이어진 폭염 등 이상 기후를 떠올리게 하는 응답이었다.

목회자와 교사 그리고 학생 1/5 가량만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위기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기상황이라는 인식은 목회자/교사, 학생이 각각 75%, 69%로 높은 편이었으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위기 상황'이란 절박성은 전체의 1/5수준이었다.

기후변화/위기에 대해 목회자/교사, 학생들의 대다수가 설명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나, 실제로 정확한 설명이 가능한 비율은 10%대에 불과했다. 이에 목데연은 "기후위기에 대해 기본적인 소양은 갖고 있으나, 보다 깊이 있는 이해와 설명 능력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확한 인식의 부족은 적극적 행동으로 실천하는 데에 방해 요소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기후위기의 원인으로는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견해를 꼽아 기후위기가 자연적 현상이기보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현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기후위기 보호 활동과 신앙과의 관계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목회자와 교사는 '신앙과 관련 깊다'는 인식이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학생들의 인식은 '신앙과 관련 깊다' 25%, '신앙과 관련 없다' 31%, '잘 모르겠다' 44%로 유보적 입장을 포함한 상당수(75%)는 기후환경 보호활동과 신앙을 별개의 영역으로 보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교회학교의 기후위기 교육 필요성을 물은 결과, 목회자, 교사 10명 중 7명 이상(73%)은 '꼭 해야 한다'고 응답해 교회학교에서 기후위기 교육의 필요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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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목회데이터연구소 홈페이지 갈무리)
▲'교회학교 기후환경 교육을 위한 조사'

그러나 최근 1년간 설교나 공과공부를 제외한 기후위기 교육 실시 여부를 사역자(목사,전도사)에게 물었을 때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비율은 24%에 불과했고, 나머지 4명 중 3명(76%)은 '일회성으로 진행(46%)'하거나 '한 적이 없다(30%)'고 응답한 경우였다.

기후위기 교육 실천 경험이 없는 목사/전도사를 대상으로 교회학교에서 기후위기 교육/실천 안 하는 이유(1+2순위)를 물어본 결과, '프로그램 구성 및 진행 방식 모름(57%)'이 가장 큰 원인이었고, 이어 '다른 중요한 프로그램이 더 많음(46%)', '학생들의 관심이 없음(22%)' 등의 순이었다.

최근 1년간 교회학교에서 실시한 기후위기 교육/실천 운동을 경험한 적 있는 학생에게 그 종류를 물은 결과, '기후위기/에너지 절약 생활 실천 운동'이 4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이어 '기후위기 관련 동영상 상영' 32%, '기후위기 관련 교육/강의' 29% 등의 순이었다.

목사/전도사를 대상으로 최근 1년간 담당하고 있는 교회학교 부서에서 기후위기 관련 설교를 한 적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한두 번' 또는 '여러 번' 설교했다는 사역자가 72%였는데 이와 동일한 질문(설교 들었던 경험)을 교회학교 학생들에게 했더니 기후위기 관련 설교를 들었다는 응답자가 56%로 사역자와 학생 간 기후위기 관련 설교 경험 인식 차가 컸다.

기후위기 관련 수업/공과공부/설교 경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당 수업/공과공부/설교 후 환경에 어느 정도 관심이 생겼는지를 각각 물은 결과, '학교에서 환경 관련 과목/수업'을 들은 경우 '관심이 생겼다' 비율이 77%로 가장 높았고, '공과공부'와 '설교' 경험자의 관심도는 각각 70% 수준이었다.

이번에는 수업/공과공부/설교 후 기후위기 대응 실천 정도를 확인했더니 이 역시 '학교 과목/수업(74%)'을 경험한 자가 '공과공부(68%)'나 '설교(66%)' 경험자 대비 실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학교에서 기후위기 관련 교육이나 실천 운동을 하려고 할 때 목회자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일까? '어떤 내용으로 해야 할지 아이디어가 없다(40%)'와 '기후환경에 관한 적절한 자료를 찾기 어렵다(38%)'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즉 내용 구성의 문제가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에 목데연은 "각 교회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후위기 교육을 위한 체계적, 실용적인 지도안의 보급 등이 시급해 보인다"고 전했다.

교회학교의 기후위기 교육/실천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목회자/교사의 경우 '동기 부여를 위한 공감대 형성'이 가장 필요하다고 보았다. 한편, 학생들은 '학생들의 동참 여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가장 높았다. 청소년기의 특성상 학생들은 또래 집단의 영향력이 행동 변화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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