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강인공지능(AGI)은 하나님의 형상을 지니고 있는가?"

박종환 교수, 「한국기독교신학논총」 제134집에 발표

박종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예배설교학)가 「한국기독교신학논총」 제134집(2024년 가을호)에 'Imago Dei, Imago AI: 강인공지능(AGI)은 하나님의 형상을 지니고 있는가?'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박 교수는 이 논문을 통해 AGI의 등장이 신학적 인간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탐구했다.

박 교수는 먼저 AGI의 출현은 인간 정체성과 고유성에 관한 근본적 질문을 제기하며, 특히 AGI가 인간의 인지 능력을 초월하는 현실은 Imago Dei 개념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접근을 요구했다.

그에 따르면 신학적 인간학에서 Imago Dei가 인간의 이성적 능력과 탁월성을 전제로 한다면, 더 우수한 지능을 지닌 AGI에게 Imago Dei가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큰 질문은 특히 △AI는 의식을 가질 수 있는가 △신체화된 AGI가 인간과 유사한 신체적 경험을 획득하는 것이 가능한가 △AGI가 자연어 처리를 통해 의사소통 능력을 발전시키고 인간의 복잡한 사고와 감정 전달 능력이 있다면 인간의 고유성과 독특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신체화된 AGI가 종교적 행위와 특정 종교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 등의 세부적인 질문들을 내포한다.

박 교수는 먼저 통시적 관점에서 고중세, 근현대 신학에 나타난 하나님의 형상 개념을 정리했다. 박 교수는 "성서에 나타난 하나님 형상 개념은 인간의 고유한 가치와 특별함을 강조한다"며 "이는 지혜, 이성, 감정, 의지와 같은 특성으로 이해되며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삶을 살아가는 능력으로도 이해된다"고 전했다.

그는 "교부 신학에서는 주로 영적 능력과 이성, 인간의 내면세계에 초점을 맞추었고, 중세 신학에서는 인간의 지성, 자유의지, 도덕적 판단을 강조하였다. 근대 신학은 인간의 의식, 도덕적 자율성, 역사적 발전에 주목했고, 현대신학은 이를 관계적, 실존적, 사회적 해방과 피조물 및 환경에 대한 책임의 관점으로 확장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하나님 형상 개념이 인공지능 연구와 관련해 비교적 유연하게 해석되어 오고 있음을 살펴봤다. 하나님 형상에 대한 해석은 유형화 되기에 이르렀는데 실체적 해석, 기능적 해석., 관계적 해석이 그것이다.

Noreen Herzfeld에 따르면 첫째, 실체적 해석은 인간의 인지적 특성을 중요시하며, Imago Dei를 인간 지능의 본질적 속성으로 이해한다. 둘째, 기능적 해석은 인간을 지구상의 하나님 대리자로 보고, 통치와 청지기 역할을 강조한다. 셋째, 관계적 해석은 삼위일체 교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인간의 본질이나 소명보다는 창조된 관계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Imago Dei의 유연한 본질은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를 확장시키며, 이를 신체화된 AGI로 확장할 가능성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이 개념은 한편으로 인간의 고유성을 확립하는 데 활용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정 조건을 갖춘 모든 존재에게 적용 가능한 개방적 범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또 "이 주제에 대한 신학계 내에서 다양한 견해가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논의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은 단순히 로봇에게서 하나님의 형상을 발견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넘어서, 인간형 로봇의 개발이 인간 본성과 존재에 대한 신학적 사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특히 인간을 고유하게 만드는 요소에 대한 심층적인 성찰을 촉진한다는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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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얼마 전 독일의 한 교회에서 인공지능 챗GPT가 예배를 진행된 모습.

AGI가 종교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검토했다. 그는 "AGI는 프로그래밍을 통해 특정 종교적 행위나 예배, 명상을 수행할 수 있지만, 이는 의도성과 주관적 경험이 결여된 상태에서 이루어진다"며 "종교적 신앙은 단순한 외적 행위나 언어가 아니라, 개인의 내면적 신념, 감정, 경험에 근거하기에 AGI가 이러한 내면적 경험을 가지지 못하는 한, 이를 진정한 신앙적 행위로 간주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종교적 행위는 신앙과 영성을 바탕으로 하며, 인간의 내면적 신앙과 영적 체험에 의해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현재의 기술로는 AI가 이러한 종교적 역할을 온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지능을 꿈꾸는 AGI는 특정 영역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인간처럼 학습하고 추론하는 능력을 지닌 인공지능을 말한다.

박 교수는 "AGI가 하나님의 형상을 지니고 있는가"란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여전히 개방적"이라고 밝히며 "AGI와 인간 사이의 본질적 차이를 심도 있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 향후 기술적 발전에 따라 인간과 AGI의 관계에 대한 신학적 탐구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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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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