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예배 설교 중 던진 '판단유보' 발언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담임목사가 1일 교회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을 통해 다시금 해명에 나섰다.
'사랑하는 성도님들께 다시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이 목사는 먼저 "저는 지난 1월 19일과 26일, 두 차례 주일예배에서 교회와 나라를 위해 기도해야 할 때임을 말씀드렸다. 기도하되,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하는 판단을 유보하고 기도하자'는 부탁의 말씀을 드렸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이런 부탁을 드린 이유가 있다. 지금 교회들마다 각기 견해가 다른 두 그룹의 성도님 사이에 격렬한 논쟁으로 서로 간에 상처를 주고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있다. 특히 목사님들의 하소연을 많이 듣고 있다"고 했다.
또 "시국과 관련한 성도들 간의 첨예한 대립과 분열이 심해져 설교를 진행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인 교회도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어떤 담임목사님은 한 주간 설교를 쉬기로 결정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었다"고도 했다.
이 목사는 "이처럼 여러 교회에서 성도들 간의 갈등으로 인한 아픔의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우리교회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현실은 목회자의 마음을 너무도 아프게 한다. 그래서 당부 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상은 지금 끝없는 분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러나 옳고 그름은 대한민국이 가진 민주적 절차와 사법 시스템을 통해 판가름 날 것이다.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며 "깊어진 상처와 불신, 그리고 감정의 앙금이 우리를 더욱 큰 수렁으로 몰아가지 않도록 기도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조하지만, 제가 말씀드린 것은 각자의 생각과 정치적·법적 판단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어떤 판단도 하지 말라는 말씀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교회 안에서 성도들끼리 극심한 대립으로 갈등과 상처가 양산되는 현실이기에, 서로 간에 분노와 혐오를 쏟는 일을 잠시 내려놓고 함께 하나님께 기도하자는 호소를 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저의 어눌한 표현이 또 다른 상처와 분노를 만들어낼까 두렵다. 저의 부족한 표현으로 인해 오해와 아픔을 드리게 되었다면 양해와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그는 "다시 부탁드린다. 교회는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공존하는 곳이다. 각 그리스도인은 신앙양심에 따라 상황을 판단할 수 있고, 그것을 표현할 자유가 있다"며 "그러나 지금처럼 교회와 성도들이 양분되어 분노와 적대감,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서로에게 상처와 아픔을 주는 일은 막아야 할 것이다. 이 일을 위해 모두가 함께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목사는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긍휼히 여기시고, 하나님의 공의가 드러나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며 "또한, 교회가 세상의 피난처로서 회복과 소망을 전하는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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