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담임목사, 부목사 총 500명을 상대로 목회자의 노후 준비 실태와 인식을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이하 목데연)가 4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국민의 노후 준비율이 70%인 반면 목회자는 3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목회 은퇴 후 예상되는 어려움으로 '경제적 문제'(75%)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건강 악화'(32%), '생산적이고 유용하지 못한 존재로 느껴짐'(30%), '은퇴 후 다닐 교회 문제'(26%), '할 일이 없어 시간을 보내는 것'(21%) 등의 순이었다.
특히 목회자 3명 중 2명은 은퇴 후 거주할 주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목회 은퇴 후 주거할 자가 소유 주택이 있는지를 물은 결과, 목회자 3명 중 1명(36%)은 '있음'(24%) 혹은 '현재는 없으나 추후 마련될 예정'(12%)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나머지 3명 중 2명가량(64%)은 은퇴 후 주거지가 '없거나 명확하지 않아' 노후에 주거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었다. 자가 주택 보유 비율('추후 마련될 예정' 포함)은 담임목사(47%)가 부목사(24%)보다 2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목회자 희망 은퇴 연령을 묻기도 했다. 소속 교단의 정년과 상관없이 희망 은퇴 나이를 물어본 결과, '66~70세'로 응답한 비율이 47%로 절반 가까이에 해당했고, '65세 이하'로 응답한 비율도 44%였다. 반면 '71세 이상'은 9%에 불과했다.
목회자의 희망 은퇴 나이는 전체 평균 68세였는데, 담임목사와 부목사가 각각 69세, 67세로 2세가량 차이를 보였다. 주요 교단의 목회자 은퇴연령이 70세라 할 때 정년보다는 2년 정도 앞당겨 은퇴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다만, 목회자의 희망 은퇴 나이는 일반국민 평균(65세)보다 다소 높았다.
조사 결과 부목사가 담임목사보다 자신의 미래에 더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목회자 절반 이상은 노후 준비를 위해 '부동산·주식 ·투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임목사 63%는 은퇴 후 교회의 경제적 지원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목회자 10명 중 7명은 원로목사 제도가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원로목사제도의 경우 '담임목사'(68%)보다는 '부목사'(73%)의 필요성 인식이 다소 높았으며, 노후 준비를 아직 못한 집단(75%)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원로목사제도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자들에게 원로목사의 경제적 지원 범위에 관해 물었다. '일정금액의 월 사례비'가 절반(52%)으로 가장 많았고, '일정금액의 월 사례비와 전별금 모두' 33%, '전별금' 15%였다.
'일정금액의 월 사례비와 전별금 모두'를 원하는 비율은 전반적으로 교회 규모가 클수록 상대적으로 높았다. 10년 후 한국교회 원로목사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어떻게 될 것 같은지 물었다. 그 결과, '현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다'는 5%에 불과했고, '현 수준보다 축소될 것' 68%, '경제적 지원이 없는 명예직이 될 것' 27%로 현재보다 원로목사에 대한 대우가 나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 밖에 대다수 목회자들이 은퇴 목회자 경제적 지원 문제가 앞으로 한국교회 분쟁 요소로 떠오를까 우려하는 입장을 보였다. 목회자의 대다수(89%)가 '분쟁 요소가 될 것 같다'고 응답했고, 그중 '매우 큰 분쟁의 요소가 될 것 같다'는 의견도 32%나 되었다.
'매우 큰 분쟁 요소가 될 것 같다'는 인식은 담임목사(27%)보다는 부목사(37%)가 상대적으로 높았고, 대체로 교회 규모가 클수록 높은 경향을 보여 교인 수 '3000명 이상'인 경우 절반 가까이(47%)에 달했다.
한편 전국의 담임목사, 부목사 총 500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2024년 8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에 걸쳐 이뤄졌으며 목데연이 (주)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시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