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이 품어야 할 분은 오직 그리스도 예수 뿐이며 예수 외에 어느 특정인에 궁극적인 충성을 바치는 것은 신앙 원칙에서 벗어난 이단적인 행보라는 주장이 나왔다.
박충구 목사(감신대 명예교수, 생명과 평화연구소 소장)는 3일 발표한 '윤석열 폭정종식 그리스도인 모임 제23차 시국 논평'에서 "모든 목사와 그리스도인은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하라"고 호소하며 이 같이 밝혔다.
박 목사는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인 교회는 사람의 소유가 아니라, 주님의 몸(골 1:18)으로서 하나님의 것이다"라며 "교회 공동체를 개인이 지배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충성이 아닌, 다른 정치인을 향한 헌신과 복종을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배교행위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은 세속적인 정치적 행위와 결코 동일시되어서는 안 된다(요 18:36)"며 "독일 히틀러 나치 정권에서처럼 동일시될 경우, 속되고 거짓된 정치 집단이 예수 그리스도의 권위를 강탈하는 망령된 일이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시국논평 전문.
모든 목사와 그리스도인은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하라!
도대체 예수 그리스도와 윤석열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
도대체 십자가와 성조기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
2025년, 올해는 개신교 선교 140주년, 3.1운동 106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 개신교는 선교 초기부터 복음 전파와 더불어 우리 사회를 섬기는 종의 자리를 지켜왔다. 자랑스러운 이 땅의 개신교 선구자들은 우리 사회를 위하여 한결같은 뜻을 모아 무수한 학교를 세워 근대 교육의 문을 열었고, 성경의 정신을 따라 병자와 약자를 돌보는 의료선교 사업과 사회복지 사역에 헌신했다. 그들은 과거의 신분적 서열 질서를 넘어서 여성 평등 교육을 앞장서서 이끌었으며, 우리 사회의 인권의 진작과 민주화 운동에도 크게 기여했다. 나아가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일제 강점기 동안에도 애국 애족의 정신을 따라 대한민국의 자주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하여 싸워왔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우리에게 안겨주었다. 3.1 독립 선언문이 대내외에 천명되었던 1919년 당시, 선언문 작성에 참여한 민족 대표 33인 중 16명이 개신교인이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개신교 지도자들의 사회적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자랑스러운 역사에 크게 힘입어 국민의 신뢰를 얻었던 한국 개신교는 성장을 거듭하여 1919년 당시 47만, 총인구의 약 2.7%였던 개신교 신자가 1995년에는 876만, 근 총인구의 20%에 육박했다. 그러나 그 후 개신교인의 수는 급감소하여 2024년에는 전체 인구의 약 16%로 역성장했다. 이러한 현실은 작금의 개신교가 한국 개신교 초기 선구자들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버렸기 때문이며, 선각자로서 새 시대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또한 오늘의 개신교가 과거 신앙의 선조들이 국민에게 받았던 신뢰를 잃어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땅에서 개신교가 국민의 신뢰를 잃을 경우, 개신교는 더 이상 믿을 가치가 없어 국민들로부터 버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 개신교가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된 것은 기독교의 복음 자체 때문이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복음의 정신을 망각한 개신교로 변질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일반인들은 개신교인을 향하여 "그대는 개신교인이냐, 개독교인이냐?"라는 조롱 섞인 물음으로 기독교인의 신앙적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2024년 12월 3일 위헌 위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범죄에 대해서 명료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개신교 목사들이 적지 않고, 심지어 일부 정치화된 목사들이 내란 수괴의 범죄 행위를 감싸며 온갖 거짓 선전 선동으로 신자들을 미혹게 하여 신자들의 손에는 성경이 아니라, 성조기를 들게 하고 광화문이나 여의도 광장에서 할렐루야와 '아멘'을 외치게 하는 해괴한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개신교인들의 이러한 망동은 복음의 전통과 아무 상관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선교 140주년 한국 개신교 전통에서도 심히 벗어난 것이다. 이들의 입에는 저주와 혐오가 가득하고, 심지어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민주사회의 법치적 질서까지 훼손하는 포악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진실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어찌 한 입에서 단물과 쓴물을 낼 수 있다(약 3:11)는 말인가? 이에 우리는 한국 개신교의 목사와 신자들에게 개신교인으로서 자기 신앙의 정체성을 다음과 같이 분명히 할 것을 요구한다.
1. 모든 그리스도인이 품고 있는 주님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요 14:6)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진실한 개신교인이라면 우리의 주님 예수 이외의 어느 정치가나 정치 집단에 궁극적인 충성을 바칠 수는 없다. 이 원칙을 벗어나는 자는 곧바로 이단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2.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사람은 예수의 모범을 따라서 하나님의 은혜를 돈과 권력과 자기만족으로 바꾸라는 사탄의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마 4:1-11). 유혹에 빠지는 순간 복음의 변질이 일어난다.
3.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인 교회는 사람의 소유가 아니라, 주님의 몸(골 1:18)으로서 하나님의 것이다. 교회 공동체를 개인이 지배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충성이 아닌, 다른 정치인을 향한 헌신과 복종을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배교행위이다.
4.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은 세속적인 정치적 행위와 결코 동일시되어서는 안 된다(요 18:36). 독일 히틀러 나치 정권에서처럼 동일시될 경우, 속되고 거짓된 정치 집단이 예수 그리스도의 권위를 강탈하는 망령된 일이 일어난다.
5.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인 교회는 하나님의 통치가 아닌, 특정 정치 집단의 사욕(벧전 1:14-15)을 위해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정치는 언제나 좌우 이념을 초월해서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정의, 창조 질서의 보전을 향하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6.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해서 선과 악을 명료하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약 5:12). 악을 선이라 하고, 선을 악이라 주장하는 것은 진리에서 벗어난 것으로(요 8:44), 거짓 영(열상 22:22-23)에 사로잡힌 결과이다.
7.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분열시키는 모든 행위는 영적인 범죄이다. 의로움의 열매는 평화이지만(약 3:18), 사악함은 끝없는 분열과 분쟁을 낳는 법이다(갈 5:19-21).
우리는 이상 일곱 가지 성경의 원칙을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궁구하기를 권하며, 이 혼란한 시대에 올곧은 신앙인의 모범을 보이기를 촉구한다. 아울러 한국 개신교 전통과 성서적 신앙에서 이탈한 이들에게는 속히 참회하며 회개할 것을 권고한다. 우리가 믿는 주님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평화의 주님 한 분이시다. 성경의 말씀대로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의 것"(마 22:21)이라 하라. 가이사와 하나님을 섞는 혼합주의적 신앙은 개신교 전통 안에서는 설 자리가 없다.
2025년 3월 3일
윤석열 폭정종식 그리스도인 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