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복합적 위기에 직면한 한국교회 성가대

이상일 장신대 교수, 성가대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 연구 논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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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chatGPT)
▲성가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실천신학을 가르치는 이상일 교수(음악목회)가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서 한국교회 성가대 위기를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연구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성가대가 고령화, 교인 수의 감소와 예산 축소, 현대적 예배 확산에 따른 역할 축소 등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가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세대 간 연계 강화, 교회학교 성가대 활성화, 예배 형태의 변화에 따른 성가대의 새로운 역할 정립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성가대원의 영적 성장과 예배자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 실시, 담임목사와 지휘자 간의 대화와 소통, 그리고 교회의 예산 및 행정적 지원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들었다.

이번 연구에는 비확률 표집 방법을 사용한 설문 조사 방법이 채택되었고 조사 결과, 예장통합 교단의 담임목사들 141명, 지휘자의 경우 교단을 초월해 225명이 설문 조사에 응해 유효한 응답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서 성가대원 중 20대 이하 대원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 응답한 지휘자들 중 64.9%가 '0%'라고 응답했다. 조사에 의하면 주일 예배 출석 인원이 '1,000명 이상'인 대형 교회 성가대의 58.2%, 대원 수가 '60명 이상'인 대규모 성가대의 51.4%에도 20대 이하 대원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30대 대원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10% 미만'이 52.4%로 가장 많았고, '0%'라는 응답이 29.8%로 그 뒤를 이었다. 30대 대원의 비율이 10% 이상인 성가대는 전체의 17.8%('10-19%' 11.1%, '20% 이상' 6.7%)에 불과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조사 결과는 현재 한국교회의 성가대에서 젊은 세대의 참여율이 극히 저조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전했다.

담임목사들에게 성가대의 필요성에 대해 물은 결과, 57.4%가 '매우 필요하다,' 34.0%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응답해 총 91.4%가 성가대의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성가대가 교회 예배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 응답이었다.

성가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담임목사들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응답한 담임목사들 중 66.7%가 '준비된 찬양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라고 응답했다. '찬양을 통해 회중에게 영적 감동을 주고 설교 메시지를 깊이 전달하기 때문'(48.8%)이라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지휘자들의 응답도 담임목사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가장 많은 70.7%가 '준비된 찬양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라고 응답했고, '찬양을 통해 회중에게 영적 감동을 주고 설교 메시지를 깊이 전달하기 때문'(58.7%)이라는 응답이 두 번째로 높았다.

이어 성가대에 젊은 대원들의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를 물은 결과 담임목사들은 , 담임목사의 68.1%와 지휘자의 52.9%가 '교회에 젊은 세대 자체가 적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 '젊은 세대가 찬양팀 중심의 예배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많았다.(담임목사49.6%, 지휘자 48.9%)

성가대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에 대해 묻자 담임목사와 지휘자 모두 '젊은 세대의 성가대 참여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선택했다(담임목사 53.9%, 지휘자 42.2%). 그러나 그 외의 우선순위에서는 두 집단 간 의견 차이가 뚜렷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담임목사는 '예배 변화에 맞는 성가대의 새로운 역할 모색'(50.4%)과 '대원들의 영적 훈련 및 예배음악 사역자로서의 정체성 교육'(47.5%)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반면 지휘자는 '교회학교 성가대 운영'(30.7%, 담임목사는 6.4%)과 '성가대에 대한 담임목사의 관심과 지원'(28.9%, 담임목사는 9.9%)을 더 중시했다.

이 교수는 "전반적으로 담임목사는 성가대의 변화와 대원들의 영적 성장을 중시한 반면, 지휘자는 제도적 뒷받침 및 목회자와 신학교의 관심과 지원을 더 강조했다. 일부 지휘자는 전통적인 예배로의 전환(2명)과 청장년 예배 통합(2명)과 같은 근본적인 변화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논의를 종합하 이 교수는 먼저 성가대원 모집과 관련해 "지휘자와 성가대원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함께 담임목사 및 교회 전체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담임목사가 설교나 교육 시간에 찬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성가대원들의 헌신과 노고를 공개적으로 격려하며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대원 모집에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또 "교회는 악보 구입, 음향시설 및 연습실 환경의 개선, 외부 전문가 초빙 교육 등을 위한 예산을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 더불어, 성가대의 찬양이나 다양한 활동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유튜브나 교회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것도 성가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효과적 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젊은 세대의 성가대 참여 활성화를 위해서는 "야유회나 체육대회를 통해 다양한 연령층의 대원들이 서로 교류하고 친밀감을 쌓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청년 대원들끼리 식사나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년 대원들이 지원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했으며 "나아가 찬양 페스티벌 참가, 찬양 앨범 제작, 병원 방문 찬양, 지역 행사 참여 등 다양한 대외 활동을 통해 젊은 세대의 흥미와 소속감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교회학교 성가대 부흥을 위한 실천 방안도 제시했다. 이 교수는 "교회와 담임목사는 성가대가 단순한 음악 활동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의 신앙 성장과 교회 정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만약 교회학교 성가대 운영이 어렵다면, 교회의 특별 행사나 성탄절과 같은 주요 절기에 학생들이 합창하거나, 어른들과 함께 온 세대 성가대에서 합창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예배 형태의 변화와 성가대 역할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교수는 "성가대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성가대가 전통적 예배에만 적합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혼합형 예배나 현대적 예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가대의 영성 훈련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성가대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시설 보완이나 새로운 곡이 아니라, 자신의 직분을 하나님의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실력과 지식, 그리고 영성을 겸비한 성가대원들이다. 특히 지휘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며 "성가대는 음악성뿐만 아니라 영성에서도 지휘자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다. 지휘자가 성령 충만할 때 성가대원의 소리와 표정이 달라지고 영혼을 울리는 찬양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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