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식 한일장신대 교수가 헌재의 심판과정이 지연되면서 각종 억측이 난무한 상황에서 찌라시 기각설에 휘둘린 목회자들을 향해 "회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교수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대조적 믿음과 예언의 수준'이란 제목의 글에서 "8:0으로 (윤석열 대통령이)파면될 거라는 믿음이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다"고 이 같이 밝혔다.
차 교수는 "이 나라의 법치 수준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이 있었고 보편적 상식과 견고한 합리적 지성에 의지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비해 많은 목사들과 기독 신자들은 4:4나 5:3의 찌라시 기각설에 휘둘리며 의심하거나 불안해했고 그 결과가 어찌 나든 그걸 하나님의 뜻이라고 확실할 듯한 모호한 태도로 수수방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믿음이 밴댕이 소갈딱지 만했거나 사실과 정반대의 가짜 믿음으로 자신과 성도의 생각을 세뇌할 정도로 예언의 실력이 형편 없었던 것"이라며 "주일예배 설교 때 이 점을 하나님과 회중 앞에 이실직고하며 회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이른바 영적 지도자라는 이들의 예언 은사가 무참하게 오염되었고 하나님의 뜻에 비추어 시대를 분별하고 문제적 인물을 검증하는 실력이 교회 다니지 않는 무신론자의 판단 수준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참회하는 설교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설교자들에게 당부의 말도 남겼다. 신앙을 오늘의 실존적 상황에서 새기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지적이었다. 차 교수는 "2천 년 전, 3천 년 전 이스라엘 역사와 유대인의 실존으로 도피하지 말고 성경의 말씀을 우리가 당면해온 최대의 관심사로 재맥락화하여 해석과 적용의 초점을 맞추면 좋겠다"며 "민감한 메시지, 긴요한 교훈 다 빼버리고 허공에 구름잡는 상투적인 화해와 통합, 용서와 포용을 주어와 대상, 맥락 없이 떠벌인다면 그 설교는 앙꼬 없는 찐방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설교자로서 우리는 고대적 중세적 설교가 아닌 근대적, 현대적 설교를 해야 한다"며 "현상태(status quo)를 두둔하고 옹호하는 설교가 아니라 그것을 성찰하고 극복하는 설교가 절실하다. 시대를 선도하는 메시지까지 기대할 깜냥은 못되지만 뒷북을 치면서라도 시대의 첨단을 바싹 따라가는 유사 예언적 메시지라도 선포해야 한다. 맨날 하나마나한 빤한, 성경 구절 재탕과 복창 식의 효과 제로의 메시지를 언제까지 감당하려 하는가"고 그는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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