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사회통합과 생명·평화 가치 다시 세워야"

NCCK, 제21대 대통령 당선인 향한 한국교회 제언 발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종생 총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결과 발표된 직후 "함께 기뻐하고, 함께 우는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라는 제목으로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당선인을 향한 한국교회의 제언을 발표했다.

NCCK는 "기쁨은 곧 무거운 책임의 시작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 통합과 생명·평화의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할 전환의 시점에 서 있다"고 했으며 "새 정부는 분단의 현실 속에서도 평화를 상상하고 모두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넓히며 혐오가 아닌 협력의 언어로 공공의 삶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아래는 제언문 전문.

제21대 대통령께 드리는 한국교회의 제언

"함께 기뻐하고, 함께 우는 지도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새롭게 선출된 대통령 당선인께 축하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시민들의 염원과 시대적 요구를 깊이 새기고, 한국 사회가 마주한 총체적 위기에 책임 있게 응답하는 정치가 시작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이 기쁨은 곧 무거운 책임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 통합과 생명·평화의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할 전환의 시점에 서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12월 3일, 헌정 질서가 위협받던 중대한 위기 속에서 시민들이 분연히 일어나 민주주의를 지켜낸 흐름 위에서 치러졌습니다. 분열과 혐오가 아니라, 전환과 희망을 향해 나아가자는 시민들의 분명한 뜻이 투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성서는 말합니다. "기뻐하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기뻐해 주고 우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울어주십시오."(로마서 12:15, 공동번역) 대통령은 모든 국민의 대통령입니다. 환호하는 이들뿐 아니라 눈물 흘리는 이들의 목소리에도 먼저 귀 기울이는 지도자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낮은 자와 함께하며, 약자의 고통에 연대하고, 그 자리에 정치의 책임이 닿게 해주십시오.

새 정부는 분단의 현실 속에서도 평화를 상상하고 모두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넓히며 혐오가 아닌 협력의 언어로 공공의 삶을 회복시켜야 합니다. 아울러 양극화와 생명 경시의 문화를 멈추고, 청년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이주민과 장애인, 여성과 노동자들이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기에, 정치는 더디더라도 진실된 걸음으로 그 길을 열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새 대통령과 새 정부가 이 책임을 기꺼이 감당하며, 대한민국을 생명과 정의, 평화가 살아 숨 쉬는 사회로 이끌기를 바랍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시대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복음의 공적 가치를 따라 시민들과 함께, 한국교회와 함께 사회정의, 생명존중, 평화공존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겠습니다.

책임을 다하는 모두의 노력이 모여 우리 사회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모든 이의 존엄이 존중받고, 서로의 기쁨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따뜻한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2025년 6월 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종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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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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