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김학철 교수, 의미 탐구 맥락에서 기독교 핵심 신앙 소개 눈길

「한국기독교신학논총」 제138집에 '기독교 교양학과 삶의 의미 탐구' 연구논문 게재

연세대 김학철 교수(신학과)가 「한국기독교신학논총」 제138집에 실린 논문에서 객관주의, 주관주의, 절충주의, 허무주의를 관통하는 '의미 추구' 문제에 대해 논한 뒤 기독교 교양학 강의실에서 삶의 의미를 강의하거나 토론할 때 그 '내용'으로 삼을 수 있는 기독교 핵심 신앙을 '의미 추구' 맥락에서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출생 자체가 비도덕적이라든가 인간의 자아는 사회적 환상에 불과하는 등의 허무주의 주장이 갖는 논리적 결함을 지적한 그는 이어 지나친 객관주의도 주관주의도 아닌 절충주의 입장에서 '삶의 의미'에 대해 재정의하는 한편 최근 영유아 발달 관련 심리학 연구에 힘입어 의미를 향한 인간의 욕구가 본성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먼저 김 교수는 "'삶의 의미'를 삶을 지속하게 하는 가치를 실제로 실행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제안하고자 한다"며 "이러한 가치는 객관적, 주관적 혹은 절충적 형태일 수 있으며 그 어떠한 가치라도 삶을 지속하도록 유도한다면 '의미'의 핵심 구성요소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때 가치를 인식하거나 느끼는 것만으로는 삶의 의미가 발생하지 않으며 실제로 그것을 생활 속에서 실행할 때 사회적(객관적), 존재론적(주관적) 차원의 욕구 충족과 함께 '의미'가 발생한다는 사실이다"라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이어 인간 자아(self)마저 부정해 버리는 허무주의의 도전에 김 교수는 유아의 정신건강이 의미 형성과정에서 비롯된 문제와 연루되었다고 보고 있는 최근 심리학 연구 결과를 지목하며 이는 "인간의 의미 추구 동기와 욕구가 인간 본연의 것이라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갖게 해준다"고 했다.

이내 매슬로우의 '욕구위계이론'을 살펴본 그는 최근 초월심리학의 욕구 이론을 참조하며 새로운 인간 동기의 최상의 단계로 부상한 '자기 초월'(self-transcendence) 욕구에 주목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 이론은 매슬로우가 제안한 5단계 욕구(생리적, 안전, 소속/사랑, 존중, 자기실현)를 토대로 하되 자기실현을 넘어서 더 크고 보편적인 가치(인류애, 사회 정의, 영성과 초월적 존재와의 합일)를 향한 동기를 욕구 위계의 최고 단계에 위치시킨다.

이에 김 교수는 "삶의 의미 추구는 인간의 본연의 욕구이자. 그 욕구는 자기 초월의 욕구와 잇닿아 있고 이는 자기 초월을 추구하는 기독교의 신앙과 연결될 수 있다"며 삶의 의미 발견 과정에서 은유가 지닌 결정적 역할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종교적 전통이야말로 "삶의 의미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자원"이라며 "종교적 전통은 삶에 대한 다양한 은유와 상징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강력한 문화적 체계"라고 김 교수는 전했다.

김 교수는 삶의 의미 형성과 깊이 관련이 있는 기독교 신앙의 네 가지 핵심으로 삼위일체, 창조, 십자가와 부활 그리고 임마누엘 신앙을 제시했다.

첫째로 삼위일체와 관련해 김 교수는 "이는 건강한 삶의 의미, 곧 우리는 각자 독립적 주체로서 존엄을 지니면서도 타인과의 개방적 관계 맺음. 돌봄과 지지. 연대의 실천이 기독교인의 존재 및 삶의 방식임을 알려준다"며 "삶의 의미를 찾고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자기 폐쇄와 분리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진정한 상호 돌봄과 개방, 존중, 연대를 실천하는 존재 방식이 중요함을 삼위일체적 비전이 보여준다"고 했다.

둘째로 기독교 창조신앙은 "무기물에서 유기물로, 유기물에서 생명으로, 생명에서 의식, 지성, 감성, 영성에 이르기까지 창조의 점진성과 연속성을 격려하는 현대 신학적 견해와도 접점을 이룬다"며 "이 같은 창조의 강조는 무에서 창조하시는 신의 신앙을 통해 무기력과 좌절을 넘어선 창조적 삶의 태도를 격려하고 뒷받침한다"고 했다.

셋째로 십자가와 부활신앙에 대해서는 각각 "예수의 고난과 죽음이 그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당시 로마 제국의 폭력 체제와 그 사회의 거짓과 탐욕, 부패와 죄악 때문임을 드러낸다. 이는 삶의 의미를 추구하다 좌절한 사람들에게 실패가 반드시 개인의 책임만은 아니라는 깊은 위로와 용기를 제공한다"고 했으며 "예수의 죽음 이후 단순한 부활의 기적이 아니라, 가장 철저한 실패와 절망의 현실 속에서도 새로운 삶, 새로운 창조와 정의의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말한다. 억압 체제에 의해 죽임을 당했던 예수의 길이 진실하고 옳았으며, 그의 뜻은 결코 꺾이지 않고 그와 함께하는 이들에 의해 계속 이어진다는 신뢰를 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임마누엘 신앙에 대해 김 교수는 "성령은 인간을 열광주의로 몰아가는 정서적 힘이 아니다. 성서와 전통에 근거하면 성령은 하나님과 함께 우주 창조에 참여한 창조의 영이며, 신자 개인의 삶이라는 '소우주' 안에도 질서와 생명력을 부여한다"며 "성령의 역할은 단순한 생명 유지만이 아니라 삶을 감탄하며 바라보게 하고, 역경 속에서도 변화와 혁신, 정의와 희망을 추구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데 있다"고 전했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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