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남포교회 박영선 원로목사, 마지막 설교하고 강단 떠나다

"한 사람의 문제로 공동체 전체가 손가락질 받는 상황은 피하고 싶었다"

parkyoungsun
(Photo :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남포교회 박영선 원로목사가 마지막 주일예배 설교를 전하고 있는 모습.

40억 개척 지원금 요구로 논란을 빚은 바 있던 남포교회 원로 박영선 목사가 1일 사실상 마지막 주일예배 설교를 전하고 강단을 떠나기로 했다. 박 목사는 이날 주일예배에서 욥기 42장을 중심으로 설교하며, 최근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그로 인해 교회 공동체가 겪는 상처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설교에 앞서 박 목사는 성도들에게 "오늘이 마지막 설교가 될 수 있기에, 가볍게 듣지 말고 마음을 다해 함께해 달라"며 "교회 안팎에서 제 이름을 둘러싼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데, 어떤 설명이나 해명도 오히려 오해를 키우는 상황이 되면서 성도들이 상처를 입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이런 일들로 예배의 자리가 무거워지고, 교회를 떠나려는 이들까지 생기는 현실을 보며 더 이상 짐을 나누어 지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개인 한 사람의 문제로 공동체 전체가 손가락질을 받는 상황만큼은 피하고 싶었다"는 심경을 밝혔다.

마지막 설교로 욥기의 결론 부분을 짚은 박 목사는 신앙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다음 단계'를 언급했다. 그는 "욥이 고백한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뵙나이다'라는 말은, 단순히 더 많이 알게 됐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귀로 듣던 신앙을 넘어, 한순간에 전체를 직면하게 되는 단계로 들어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그러면서 "욥은 당대에 가장 정직한 사람이었지만, 설명할 수 없는 고난에 던져졌다"며 "그를 위로하러 온 친구들은 공감보다 판단을 앞세웠고, 욥은 그 시선 앞에서 분노와 절망을 동시에 겪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하나님께서 폭풍 가운데 나타나 꾸짖으신 대상은 욥이 아니라, 욥을 재단하던 친구들이었다"고 박 목사는 덧붙였다.

특히 박 목사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고통을 수용하지 않고 끈질기게 하나님께 질문하는 욥 앞에 등장한 하나님이 대답은 하지 않고 오히려 인간이 답할 수 없는 원초적이며 메타적 질문을 던진 것이 인간을 억압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은 욥을 눌러버리기 위해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다시 세우기 위해 부르셨다"며 "그를 심문하는 재판관이 아니라, '내가 말할 테니 너는 들으라'며 허리띠를 잡아 일으키시는 아버지로 등장하신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인류는 늘 정의를 외치며 부패한 권력을 뒤집어 왔지만, 그 끝은 또 다른 폭력으로 귀결되기 일쑤였다"며 "힘으로 세상을 바로잡겠다는 발상 자체가 한계를 가진다는 점을 하나님은 욥기를 통해 드러내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욥기 42장에 이르러 욥이 침묵과 항복으로 나아가는 장면에 머무르며 "욥은 답을 얻은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답을 소유하려 하지 않게 된 것"이라며 "자신의 소원조차 분명히 알 수 없음을 인정하고, '가르쳐 달라'고 묻는 자리로 내려왔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또 "친구들은 규칙과 권위를 하나님 자리에 올려놓았지만, 욥은 끝까지 하나님을 상대로 질문했다"며 "그래서 하나님은 욥을 기쁘게 받으셨고, 그에게 요구하신 첫 번째 응답은 '용서'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분노를 정리한 뒤에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용서를 통해 분노를 내려놓으라는 요청"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용서해라. 용서는 틀린 사람 정죄해서 내가 옳다는 걸 증명하는 게 아니라 틀린 사람 용서하고 화합하고 연합해서 하나님의 뜻을 깨닫는 것이 결론이 되게 하는 것"이라며 "하나님의 나라는 이기는 나라가 아니라 섬기는 나라다. 우리가 가야 할 자리는 판단의 자리보다 용서의 자리, 고발의 자리보다 품는 자리다. 손가락질하는 인생이 아니라 끌어안는 인생으로, 여러분의 존재 자체가 하나님의 영광이 되기를 바란다"고 성도들에게 권면했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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