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고대 유다에서 12·3 비상계엄 이후까지..."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BK21 어깨동무사업팀, '한국 민주주의의 과거와 현재' 컨퍼런스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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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대 제공)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4단계 BK21 어깨동무사업(팀장 임성욱 교수)이 주최한 '한국 민주주의의 과거와 현재' 컨퍼런스가 최근 연세대 원두우 신학관에서 열렸다.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4단계 BK21 어깨동무사업(팀장 임성욱 교수)이 주최한 '한국 민주주의의 과거와 현재' 컨퍼런스가 최근 연세대 원두우 신학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종교, 역사와 지역사회를 다시 잇다: 폭력, 트라우마,(초)연결'을 주제로 진행 중인 어깨동무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되었다. 컨퍼런스는 성서에 나타난 고대 유다 왕국 사회의 정치적 갈등과 붕괴의 경험을, 12.3 비상계엄 이후 한국 사회에서 확산되는 극우 정치 현상과 함께 분석함으로써, 정치적 양극화 극복을 위한 종교의 공적 역할을 조명하는 데 초점 맞췄다.

이날 서울신학대학교 정미혜 박사(구약학)는 「정치 양극화 시대의 종교 위기: 유다 왕국 사회는 한국 사회에 무엇을 말하는가」를, 이화여자대학교 송진순 박사(신약학)는 「12·3 비상계엄 이후 극우 개신교: 개신교인의 극우 성향 진단 및 기독교적 동인」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정미혜 박사는 예레미야 36장을 예루살렘 멸망 직전 유다 왕국 내부의 집단 정치와 정치적 양극화를 보여주는 본문으로 재해석하며, 고대 유다 사회와 현대 한국 정치상황 사이의 구조적 유사성을 짚었다. 발표에 따르면 여호야김 시대 유다 왕국은 왕정 체제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통의 사회 문제 해결과 권력 확보를 목표로 결집한 친바벨론 세력과 친이집트 세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러한 적대적 진영화는 협상과 중간지대를 약화시키고, 결국 외세 개입과 멸망을 촉진하는 조건으로 작동했다.

강연자는 이러한 대립 구도가 정치 노선을 넘어 사적 영역과 경제 정책에까지 침투했으며, 정책 차이를 넘어 정체성과 도덕성의 대립으로 확장되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외교·안보·경제 노선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심화되고 있는 한국 정치의 진영 대립과도 유사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그는 예언자 예레미야가 특정 진영에 종속된 정치 행위자가 아니라, 권력의 주체가 누구이든 비판을 멈추지 않았던 존재였음을 강조하며, 오늘날 종교 역시 어느 진영의 정당화 언어가 아닌 비판자의 목소리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진순 박사는 2024년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극우 정치가 재조직·확산되는 흐름을 진단하며, 극우 개신교가 이를 결집시키는 중요한 사회적 기반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극우를 단일한 이념집단이 아니라, "빨갱이-공산주의자-종북-간첩-친중-반미-좌파-노조-페미니스트-동성애자-중국인-불법체류자-탄핵세력" 등 이질적인 범주들이 하나의 담론 사슬에 묶여 '공동의 적'이라는 표상 아래 형성된 정치 공동체라고 설명했다.

강연자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2025년 8월 실시한 「개신교인의 극우 성향을 진단하다」 설문조사(한국리서치, 95% 신뢰수준 ±1%p)를 인용해, 권위주의·급진주의·반엘리트주의 등 '극' 속성과 토착주의(반이민주의)·보수주의·반공주의·사회다윈주의 등 '우' 속성을 결합한 11개 문항 기준에서, 개신교인의 극우성향이 21.8%로, 국민 전체와 큰 차이가 없음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한국 개신교 내부의 구조적 한계-권위주의, 반지성주의, 자본주의 친화성, 배타적 신학-가 극우적 언어와 신앙 감수성을 재생산하며 '극우=개신교'라는 사회적 인상을 강화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신교 전체를 극우와 동일시해서는 안 되지만, 교회가 민주적 운영과 비판적 성찰을 회복하고 타자와의 대화 및 사회적 연대를 확장함으로써 '닫힌 교회'에서 '열린 교회'로 전환하는 자기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컨퍼런스를 기획한 임성욱 교수는 "이번 행사는 고대 성서 세계와 현대 한국 사회를 단순히 대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치 양극화와 민주주의 위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를 종교적·사회적으로 성찰하는 자리였다"며 "초연결 시대라는 조건 속에서 종교는 더 이상 특정 진영의 언어가 아니라, 민주주의 회복과 사회적 치유, 공동체 회복을 모색하는 비판적 공공성의 주체로 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지수 기자 libertas@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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