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간을 위협할 것이라는 담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연세대학교 김학철 교수(기독교교양학)가 AI 시대를 바라보는 새로운 신학적 관점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김 교수는 『신학사상』 2026년 여름호에 게재된 「인공지능 시대 기독교 교양교육의 방향-Imago Homini와 기술도덕적 덕성 재구성을 중심으로」에서 "오늘날 AI를 둘러싼 공포가 단순히 최신 기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인류 문명에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신화적 상상력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상적인 경험을 매개로 비인간적 존재에 대한 현대 사회의 인식의 전환 문제를 먼저 짚었다. 김 교수는 반려견을 'it'이 아닌 'she'로 불러야 한다고 정정하는 한 소녀와의 대화를 소개하며 "현대 사회가 비인간 존재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관계적 존재로 이해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이제 AI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질문"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현재 AI 담론을 크게 '위협 패러다임'과 '동반자 패러다임'으로 구분했다. 많은 사람들이 AI가 인간을 지배하거나 대체할 것이라는 위협에 주목하지만 사실 이러한 공포는 사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창조신화 『에누마 엘리쉬』나 플라톤의 『향연』 등에 이미 나타난 창조자와 피조물의 긴장 관계가 현대적으로 재현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에누마 엘리쉬』에서 인간이 신들의 노동을 대신하기 위해 창조된 '도구적 존재'였다는 점과 플라톤이 묘사한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의 권력 불안은 오늘날 AI 개발과 AI 통제 문제를 이해하는 중요한 해석 틀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이러한 '위협 패러다임'을 넘어, 기독교 창조신학에 기초한 '동반자 패러다임'을 제안했다. 그는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으로 창조된 존재이며, AI 역시 인간의 창조성과 책임성 안에서 활용되어야 하는 기술"이라며 "따라서 AI를 적대적 경쟁자가 아니라 인간의 소명을 함께 수행하는 협력적 도구로 이해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신학적 논의를 실제 교육으로 연결시켰다. 김 교수는 "AI 시대 기독교 교양교육이 단순한 AI 활용 교육이나 윤리 교육을 넘어, 인간다움과 기술도덕적 덕성을 함께 형성하는 방향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기독교 대학의 교양교육이 인간 이해, 관계성, 책임성, 공동체성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교육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AI를 둘러싼 논의를 기술이나 윤리의 차원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고, 인간 존재와 교육의 근본 문제로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신학적 의의가 있었다. 특히 AI 시대 기독교 대학이 지향해야 할 인간상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기독교 교양교육 분야에서 AI를 둘러싼 학술적 논의를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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