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자유와 정교 분리의 문제
종교법인 해산 요건을 강화하는 민법 개정안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한승훈 한국학중앙연구원 조교수는 「기독교사상」(2월호)에 실은 「정교분리의 두 가지 의미」라는 특집 글을 통해 헌법상 '정교분리' 개념이 오늘날 오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에 따르면 개정안은 특정 종교단체의 정치 개입과 조직적 범죄를 막기 위한 취지로 발의됐지만, 종교계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법안 자체의 찬반을 넘어, 논쟁의 핵심인 '정교분리' 개념부터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헌법의 정교분리 원칙은 본래 국가가 종교를 통제하거나 국교를 인정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였다"먀 "독일과 미국 등 근대 헌정국가의 전통 역시 국가권력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종교인의 정치 참여를 직접 금지하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제헌헌법 제정 과정의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당시 국회의 핵심 관심사는 국가의 종교 간섭을 막고 종교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데 있었으며, 오늘날처럼 종교단체의 정치 개입을 정교분리 원칙 위반으로 해석하는 논의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 교수는 특히 1972년 유신헌법 개정 과정에서 "종교는 정치로부터 분리된다"는 표현이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로 바뀌면서 개념이 보다 모호해졌다고 지적했다. 이후 군사정권 시기에는 이 조항이 "종교계의 민주화 운동을 제약하는 논리로 활용되기도 했다"고 그는 평가했다.
그러나 한 교수는 "종교와 정치의 유착 자체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종교 지도자가 신앙적 권위를 이용해 신자들의 정치적 자유를 침해하거나 정치권력과 결탁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행위이며, 이에 대한 법적 규제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 규제의 대상은 "종교 자체"가 아니라 "시민의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치-종교 권력의 결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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