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담

"유신진화론 이단 결의는 교단 신학 발전에 매우 불행한 씨앗"

서울신대 은퇴교수 이신건 박사 인터뷰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총회가 지난 5월 28일 제120년차 정기총회 마지막 날 긴급동의안을 통해 '유신진화론'을 이단 사상으로 결의한 가운데 해당 결의를 둘러싸고 충분한 신학적 연구 검증과 절차 없이 급작스럽게 처리됐다는 점에서 절차적 타당성과 신중함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자신이 속한 교단의 '유신진화론' 이단 결의의 부당성을 호소하고 있는 서울신대 이신건 은퇴교수(조직신학)를 3일 경기도 양평에 소재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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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서울신대 이신건 은퇴교수(조직신학)가 질문에 응답하고 있다.

- 기성 교단에서 국내 최초로 '유신진화론'에 대해 이단으로 결의했습니다. 이를 둘러싸고 과학과 신학 간 학문적 대화가 크게 위축되어 학문의 자유가 침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과학과 신학 간의 학문적 대화만이 아니라 학문의 자유가 크게 위축되고 침해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교단의 일방적이고 성급한 결정 때문에 당분간 교수들의 신학적 양심과 학문적 열정이 매우 위축되고, 심지어는 교수들이 매우 위선적이거나 비겁한 태도를 보일 것입니다. 교단 결정의 타당함 여부를 떠나서, 이번 결정은 신학과 신학대학의 발전에 매우 불리한 불행한 씨앗을 심은 꼴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서울신학대학교가 폭넓은 인재를 어찌 모으고 양성할 수 있겠습니까?

- 같은 교단 인사로서 교단 결의의 부당성을 호소하며 외롭게 투쟁을 벌이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교단의 압력은 없었나요?

교단은 이미 은퇴한 교수에 대해서는 전혀 무관심합니다. 그들은 오직 신학대학에서 지금 가르치는 교수들에게만 관심을 기울입니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신학생에게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한 점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결국 신학대학과 나아가 교단의 정치적 헤게모니와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드러냅니다.

- 이번 '유신진화론' 이단 결의를 주도한 교단 관계자들에 대해 하실 말씀은 없으신가요?

그들은 교단이 미래를 걱정하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확신할지는 모르지만, 교단의 미래를 매우 어둡게 하는 어리석고 무모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불신자만이 아니라 신자의 학력과 인문학적 소양이 매우 높아져 있고,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교단의 이번 결정은 매우 전근대적이고 권위적이며 졸속적이어서 많은 현대 과학과 인문학에 깊은 지식을 갖춘 지성인들을 매우 실망시켰고, 불신자들을 전도하고 설득할 기회를 스스로 물리쳤을 뿐만 아니라, 신학과 과학의 갈등 속에 있는 많은 신학자들과 교인들을 교단 밖으로 몰아내려는 의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매우 자해적인 결정이었습니다.

- 교단이 정의하는 '유신진화론'은 무엇인가요? 유사 과학으로 알려진 창조과학의 가설을 진실로 받아들여 그 잣대로 다른 과학적 입장을 단죄하는 꼴이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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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서울신대 이신건 은퇴교수(조직신학)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신진화론에 대한 교단의 공식적인 입장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추측건대, 그들은 창조과학에 매우 경도되어 있거나 그에 심히 오염되어 있는 듯이 보이며, 현대과학만이 아니라 현대 신학에 매우 무지한 모습을 보인 점에서 우려스러울 뿐만 아니라 측은하기도 합니다.

- 앞으로 '유신진화론'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을 지닌 학자들에 대해 무분별한 이단 재판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21세기형 갈릴레오 재판의 부활이라고 할까요? 교수님도 위태해 보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결정 과정의 졸속함과 어리석은 결정에 대한 매우 부정적인 반응이 계속 일어나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 교단의 심각한 갈등과 분열에 대한 염려 때문에 특정 인물에 대한 재판을 착수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인물보다는 사상에 대한 상징적인 단죄로 만족하거나, 내적으로는 지금 매우 당황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 과학과 신학의 올바른 관계 정립이 필요해 보입니다. 교단의 입장은 진화생물학이라는 과학의 영역과 신학이 양립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인가요? 교수님은 정말 과학과 신학은 양립 불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서로 간 창조적 긴장을 형성하며 상호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하고 게토화 되는 길을 선택한 교단의 결정이 우려스럽습니다.

과학과 신학의 관계는 대개 4가지로 나타납니다. 대결, 양립(공존), 대화, 일치가 그것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나쁜 것이 대결입니다. 현장에서는, 그리고 실제의 삶 속에서는 과학적 입장을 최대한 수용하고 과학적 혜택을 누리는 자들이 이론적으로는 대결 자세를 주장하는 것은 모순적이고 위선적이며, 매우 비열하고 사악한 짓입니다. 자연 현상(물리학, 생물학 등)에 관한 한, 나는 과학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자연 현상을 벗어나거나 초월하는 문제에 관한 한, 과학보다는 신앙 자유를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과학과 신학의 창조적 긴장 관계는 무엇일까요? 과학과 신학이 어느 한쪽으로 용해되거나 또는 밀착되지 않고 긴장을 형성하며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근 신학의 경향에 대해서 소개해 주십시오.

오늘날 이른바 유신진화론은 과학과 신학 간의 바람직한 대화를 보여주는 가장 바람직한 사례입니다. "과학과 신학의 대화"(과신대)라는 단체가 이런 입장에서 대중의 넓은 지지를 얻고 있고, 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가 그 단체와 MOU를 맺은 것은 매우 바람직한 모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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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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