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에 출석하는 중고생 가운데 기독교 복음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53%에 그쳤다. 복음에 대한 확신은 부모와의 친밀도가 높거나 가정예배를 정기적으로 드리는 학생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한국교회 다음세대의 상당수가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출석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신앙에 대한 분명한 확신을 갖고 있는 청소년은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회학교 학생 가운데 절반 이상이 모태신앙인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교회학교 예배 회복은 성인 예배에 비해 크게 더딘 것으로 나타나 한국교회가 다음세대 사역의 방향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한국교회 다음세대 트렌드 2026' 관련 조사에 따르면, 교회에 출석하는 중고생들에게 언제부터 교회에 출석했는지를 물은 결과 '태어날 때부터'라는 응답이 55%로 가장 많았다. 교회학교 중고생의 절반 이상이 모태신앙인 셈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 출석했다는 사실과 개인적인 신앙 확신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다. 기독교 복음, 곧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및 죄 사함에 대한 믿음을 묻는 질문에 '믿는다'고 답한 학생은 53%였다. 반면 40%는 '믿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다'고 답했으며, 7%는 '믿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는 교회에 출석하는 청소년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복음에 대한 신앙적 확신을 형성하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준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서도 복음에 대한 확신은 가정과의 관계와 밀접한 모습을 보였다. 남학생의 복음 확신 비율은 57%로 여학생 48%보다 높았으며, 부모와의 관계가 친밀한 경우 59%, 정기적으로 가정예배를 드리는 경우에는 75%로 높게 나타났다.
다음세대 예배의 회복 속도도 성인 예배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19 이전의 현장예배 참석률을 100%로 놓고 비교했을 때 성인 예배는 코로나 이후 꾸준히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다. 반면 교회학교 예배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 이후 예배 회복...성인은 90%대, 교회학교는 80%대
목회데이터연구소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성인 예배 회복률은 2026년 2월 기준 97%까지 올라온 반면 교회학교는 81%에 머물렀다. 주일예배 출석 빈도를 비교해도 청소년의 상황은 성인보다 낮았다.
매주 예배에 참석한다고 답한 비율은 성인이 75%였지만 청소년은 60%에 그쳐 15%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교회학교 학생들의 교회 참여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학생들에게 교회 참여 형태를 물은 결과 '예배만 드린다'는 응답이 43%로 가장 높았다. '예배와 공과공부까지'는 30%, '예배·공과공부·다른 교회활동·친교까지' 참여한다는 응답은 27%였다. 교회에 출석하고 있지만 상당수 청소년이 예배 이외의 공동체 활동에는 깊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청소년들이 교회생활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었다. 조사 결과, 교회에 출석하는 중고생들에게 전반적인 교회생활 만족도를 물은 결과 '만족한다'는 응답은 64%였다. 5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3.9점으로, 보통 수준을 조금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무엇 때문에 교회생활에 만족하고 있을까? 만족 이유를 1·2순위로 물은 결과 '친구'가 41%로 가장 높았다. 이어 '목사님·전도사님'이 36%, '찬양'이 32%로 뒤를 이었다. 반면 교사를 만족 이유로 꼽은 학생은 14%에 그쳤다.
이 결과는 청소년 사역에서 단순한 프로그램이나 교육 내용만큼이나 관계와 공동체 경험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또래 친구와의 관계가 교회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교회학교에 출석하는 중고생 가운데 기독교 복음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53%에 그쳤다. 복음에 대한 확신은 부모와의 친밀도가 높거나 가정예배를 정기적으로 드리는 학생일수록 높게 나타났다.
불만족 이유 1위는 '교회 프로그램·활동'
교회생활에 만족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그 이유를 묻자 '교회 프로그램·활동'이라는 응답이 43%로 가장 높았다. 이어 '목사님·전도사님'과 '설교'가 각각 27%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목회자와 전도사 등 사역자가 만족 이유에서도 높은 순위를 차지하면서 동시에 불만족 이유에서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는 청소년 사역에서 사역자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교회학교 교사에 대한 만족도는 61%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교회생활 만족도 64%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었다.
단순히 교사를 많이 배치하는 것을 넘어 청소년들이 교사와 실제로 관계를 형성하고 신앙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역의 질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청소년들의 신앙 성장을 돕는 요소를 묻는 질문에서는 '여름·겨울 수련회'가 42%로 가장 높았다. '찬양'이 39%로 뒤를 이었으며, '설교' 28%, '교회 친구·선후배와의 교제' 25% 순이었다.
이는 청소년 신앙교육이 단순히 교리와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하고 공동체를 경험하며 신앙을 체험할 수 있는 수련회와 찬양, 또래 관계가 신앙 성장의 중요한 통로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역시 다음세대 예배와 관련해 학생들이 가장 기대하는 요소로 '찬양'과 '친구·선후배와의 교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 가운데 하나는 '모태신앙 55%'와 '복음 확신 53%'라는 두 숫자의 간극이다.
교회는 어릴 때부터 다녔지만, 그것이 곧 자신의 신앙고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모태신앙 55%라는 숫자 뒤에 놓인 과제
모태신앙은 한국교회가 다음세대에 신앙을 전수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부모의 신앙을 자녀가 자연스럽게 물려받는 것만으로 신앙의 계승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교회에 얼마나 오래 다녔는가'가 아니라 '그 신앙이 자신의 신앙이 되었는가'라는 질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정기적으로 가정예배를 드리는 청소년의 복음 확신 비율이 75%로 높게 나타난 점은 교회학교와 가정의 연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교회의 다음세대 사역이 새로운 질문 앞에 서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얼마나 많은 학생이 주일학교에 출석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학생들이 교회 안에서 어떤 관계를 경험하고 있으며 복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의 신앙을 위해서는 교회학교와 가정이 분리된 채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교회에서는 학생들이 또래와 건강한 관계를 맺고, 목회자와 교사에게 신앙적 돌봄을 받으며, 찬양과 말씀을 통해 복음을 경험하도록 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신앙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예배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다음세대 사역의 핵심은 결국 '프로그램'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회를 떠나지 않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회에 남아 있는 청소년들이 복음을 자신의 신앙으로 고백하도록 돕는 것이 더 본질적인 과제가 될 수 있다. 교회에 출석하는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지난 1년 사이 교회 이탈을 고민한 적이 있다는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조사 결과도 이런 현실을 뒷받침한다.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위해 지금 해야 할 일은 단순히 학생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교회 안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신앙을 깊이 있게 세우는 일이다.
모태신앙으로 교회에 들어온 55%의 청소년이 언젠가 자신의 입으로 복음을 고백하는 100%의 신앙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정과 교회가 함께 길을 만들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