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총회장(교주) 이만희씨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정당법 위반 혐의에 대한 첫 재판이 시작됐다. 신천지가 신도들에게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조직적으로 독려·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행위가 실제 정당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법원이 판단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1일 이만희 총회장과 신천지 전·현직 간부들의 정당법 위반 사건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검찰과 피고인 측이 혐의에 대한 입장과 증거, 향후 재판 진행 방식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 총회장은 이날 법정에 직접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총회장의 보석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심문도 진행됐다. 다만 이 총회장 측의 요청에 따라 보석 심문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앞서 이 총회장은 지난 5일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이 총회장 측은 95세라는 고령과 건강 문제, 구치소 생활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도 5만6천여 명 당원 가입...정당법 위반 여부가 핵심
이번 사건의 핵심은 신천지가 조직적으로 신도들의 정당 가입에 관여했는지 여부다. 이만희 총회장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국민의힘의 대통령선거 및 총선 경선 등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신도들에게 당원 가입을 강요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정당법 제42조는 본인의 자유의사에 반해 정당 가입이나 탈당을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신천지가 각 지파에서 이른바 '필라테스 프로젝트' 등의 이름으로 신도들에게 국민의힘 입당을 독려했고, 그 결과 최소 5만6,472명 이상의 신도가 국민의힘에 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러한 조직적인 당원 가입 과정에 이 총회장이 관여했다고 보고 정당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 총회장과 함께 기소된 고동안 전 총무를 비롯한 전·현직 신천지 간부 7명 역시 이 총회장의 지시와 승인에 따라 각 지파에 당원 가입을 독려하고 가입 현황을 파악하는 등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이러한 내용은 현재 수사기관이 제기한 공소사실로, 최종적인 유·무죄 여부는 재판을 통해 가려지게 된다.
'신앙과 정치'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나
이번 사건은 단순히 특정 종교단체의 정당 가입 문제를 넘어 종교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개인이 자신의 신앙과 양심에 따라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보장돼야 할 기본적인 권리다.
그러나 종교 지도자나 종교 조직이 신도들에게 특정 정당 가입을 조직적으로 요구하고, 이를 사실상 강요하는 행위라면 문제의 성격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종교단체에서는 지도자와 신도 사이에 상당한 권위와 신뢰 관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신도 개인의 자유로운 정치적 판단이 충분히 보장됐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독교계에서도 이 문제를 단순한 정치적 유불리의 관점에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교회와 기독교 단체 역시 정치적 사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지만, 신앙을 정치적 동원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과 그리스도인의 양심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은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