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앙을 가진 청소년들이 학교와 교회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을 접하면서 상당한 혼란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청소년들이 학교와 교회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을 접하면서 상당한 혼란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독 중고생 10명 가운데 6명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교회에서 배운 것과 모순된다고 느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신앙과 일상을 별개의 영역으로 생각하는 이른바 '분리신앙' 현상도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나, 다음세대 신앙교육이 단순한 성경지식 전달을 넘어 실제 삶의 영역까지 연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기독교 통계 자료 '넘버즈' 347호는 '세계관의 충돌; 분리신앙'을 주제로 기독 중고생과 교사, 사역자, 부모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학교와 교회의 가르침, 10명 중 6명이 '충돌' 경험
조사 결과 기독 중고생 가운데 '학교에서 배운 것이 교회에서 배운 것과 모순된다고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은 '자주 그렇다'와 '가끔 그렇다'를 합쳐 59%로 나타났다.
기독 중고생 10명 가운데 약 6명이 학교 교육과 교회 교육 사이에서 세계관의 충돌을 경험하고 있다는 의미다.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문제는 학교 교육과 교회의 가르침 사이의 차이만이 아니었다.
'세상의 악, 재난, 고통에 대한 고민'이 58%, '원수 사랑 등 성경 말씀의 비현실성에 대한 고민'이 54%로 나타나, 신앙을 실제 삶의 문제와 연결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와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 사이에 가장 큰 모순을 느끼는 분야는 과학 분야가 60%로 가장 높았다. 구체적으로 진화와 우주의 기원 등에 대한 문제가 주요 갈등 요인으로 꼽혔다. 이어 윤리·성 문제가 37%, 사회·정치 문제가 34%, 역사·문화 해석이 32%로 나타났다.
이는 오늘날 다음세대가 교회 안에서만 신앙적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와 사회에서 접하는 다양한 지식과 가치관을 신앙과 비교하며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지표로 평가된다.
갈등 상황에서 '교회 가르침 우선'은 24%
그렇다면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교회에서 배운 내용이 서로 다르다고 느꼈을 때 학생들은 어떤 태도를 보일까. 조사 결과 '교회 가르침을 우선적으로 신뢰한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반면 60%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판단을 유예한다는 응답이 21%, 양쪽의 내용을 조화시키려고 한다는 응답이 20%, 회피하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19%였다.
주목할 점은 학생들이 이런 고민을 교회 안에서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세계관의 충돌을 경험했을 때 가장 많이 나타난 반응은 '혼자 고민한다'는 응답으로 29%였다. 부모가 24%, 친구가 20%로 뒤를 이었다.
반면 교회 목회자에게 조언을 구한다는 응답은 18%, 교회 교사에게 조언을 구한다는 응답은 17%에 머물렀다. 교회가 청소년들의 질문과 의문을 충분히 받아낼 수 있는 공간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신앙보다 현실적 방법 먼저"...분리신앙도 나타나
▲기독교 신앙을 가진 청소년들이 학교와 교회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을 접하면서 상당한 혼란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분리신앙'이다. 기독 중고생 가운데 48%가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했을 때 믿음보다 현실적인 방법을 먼저 선택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신앙과 일상을 나눠 생각한다'는 응답이 38%였으며, '학교생활은 믿음과 별개라고 생각한다'는 응답과 '기도나 말씀을 일상에 적용해 본 적이 거의 없다'는 응답도 각각 35%로 나타났다.
즉 상당수 청소년에게 신앙은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으로 인식되는 반면, 학교생활과 인간관계, 진로, 사회문제 등 실제 삶의 영역에서는 별도의 가치관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사역자도 "세속적 가치관 영향 더 커"
이러한 현상은 학생들만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지 않았다. 조사 대상인 학생, 교사, 사역자, 부모 모두 기독 중고생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에서 성경적 가치관보다 세속적 가치관의 영향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세속적 가치관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응답은 부모가 55%로 가장 높았고, 사역자 46%, 교사 35%, 학생 26% 순이었다.
반면 '성경적 가치관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응답은 모든 집단에서 10%대에 머물렀다. 다음세대의 신앙이 세상의 가치관과 경쟁하고 있다는 현실을 교회와 가정 역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교회가 이러한 세계관의 충돌에 충분히 대응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담임목사를 대상으로 교회학교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성경적 가치관 교육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교회는 23%에 불과했다.
부정기적으로 실시한다는 교회가 54%였으며, 아예 실시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23%였다. 결국 10개 교회 가운데 정기적으로 체계적인 성경적 가치관 교육을 실시하는 곳은 2곳 남짓한 수준인 셈이다.
교사들의 역량도 과제로 나타났다. 교회학교 교사 가운데 성경적 가치관을 학생들에게 '상세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7%에 그쳤다.
성경적 가치관을 가르쳐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더라도 실제 교육 현장에서 이를 학생들의 질문과 삶의 문제에 연결해 설명할 수 있는 교사는 많지 않은 현실을 보여준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청소년들이 학교와 교회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을 접하면서 상당한 혼란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교회교육에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조사에서는 성경적 가치관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경우 학생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결과도 나타났다.
교사들에게 성경적 가치관 교육의 효과를 물은 결과 69%가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든다고 응답했다. 또 62%는 학생들이 질문하는 등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답했으며, 61%는 학생들이 학교생활이나 현실의 문제와 신앙을 연결하려는 시도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만족스러운 경우 성경적 가치관 교육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든다는 응답이 74%로 나타났다.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불만족스러운 경우에는 44%에 그쳤다.
성경적 가치관 교육의 효과가 단순히 어떤 내용을 가르치느냐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가 얼마나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있느냐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