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정치자금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1심 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지난 8월 31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한 총재에게 징역 13년을 구형한 바 있다.
정치권에 1억 원 전달·'쪼개기 후원' 유죄 판단
이번 재판에서 법원이 유죄로 인정한 핵심 혐의 가운데 하나는 정치자금 제공이다.
한 총재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지난 2022년 당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1억 원의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았다. 또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에게 모두 1억4400만 원을 이른바 '쪼개기 후원' 방식으로 제공한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이 같은 혐의에 대해 한 총재가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권 의원에게 1억 원의 정치자금을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고, 여러 사람의 명의를 이용해 정치자금을 나눠 후원한 혐의 역시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통일교 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을 내렸다.
고가 명품 전달 통한 청탁 혐의도 유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도 법원은 유죄를 인정했다.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 등과 함께 이른바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목걸이와 샤넬 가방을 전달하고, 교단과 관련된 현안을 청탁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이 부분 역시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한 총재가 카지노 원정도박 의혹과 관련한 수사 정보를 입수한 뒤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혐의 등에 대해서는 특검의 수사권 범위를 문제 삼아 공소를 기각했다.
따라서 이번 1심 판결은 한 총재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법원은 혐의별로 유·무죄 및 공소기각 여부를 구분해 판단했다.
법원 "교세 확장과 정치적 영향력 확보 목적"
재판부가 이번 사건에서 특히 주목한 부분은 종교단체의 자금력과 정치적 영향력의 결합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에 대해 통일교가 보유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교세 확장의 중요한 기회로 삼고,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후보를 지원한 뒤 해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통일교의 정책적 요구를 뒷받침받으며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목적에서 범행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러한 행위가 정치자금법과 청탁금지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고 국가 정책 및 공직 수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범행 과정에서 교인들이 낸 자금이 본래의 종교적 목적과 무관하게 정치세력과 결탁하는 데 사용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에서 법원이 문제 삼은 핵심은 단순한 정치자금 제공을 넘어 종교단체의 조직과 자금이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는지 여부였던 셈이다.
함께 기소된 관계자들도 유죄
한 총재와 함께 기소된 통일교 관계자들에게도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정모 전 비서실장은 정치자금법 위반과 청탁금지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은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으며, 통일교 재정국장을 지낸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한 총재는 현재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으며,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지만 이날 법정에서 즉시 구금되지는 않았다. 구속집행정지 기간은 9월 2일 오후 6시까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