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한반도 평화, 세계교회가 함께 걸어야 할 길"

에큐메니칼 평화대회 개막...정훈 NCCK 회장·문정은 CCA 총무 비롯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 이용훈 주교, 김장환 주교 축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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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김진한 기자)
▲박승렬 NCCK 총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세계교회와 한국교회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2026 세계 에큐메니칼 평화대회'가 9일 오전 서울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대성당에서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닷새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대회는 '세계평화와 한반도: 치유와 화해, 평화를 일구는 교회'를 주제로 진행된다.

개회예배에 이어 마련된 개회식에서는 한국교회와 세계교회, 정부 관계자들이 잇따라 환영과 축하의 뜻을 전하며 한반도 평화와 세계교회의 연대를 강조했다.

먼저 정훈 NCCK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한국을 찾은 교회와 평화운동 관계자들을 환영하고, 이번 대회가 전쟁과 갈등이 심화되는 국제정세 속에서 교회가 감당해야 할 평화의 사명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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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김진한 기자)
▲정훈 NCCK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특히 한반도의 분단과 평화 문제는 어느 한 나라나 한 교회의 문제만이 아니라 세계교회가 함께 기도하고 행동해야 할 공동의 과제라는 점이 이번 대회를 관통하는 중요한 문제의식으로 제시됐다. 정훈 회장은 이 밖에도 분단에 따른 갈등이 70년 넘게 지속되어 온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위해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문정은 CCA 총무도 환영사를 통해 아시아 교회들이 오랫동안 전쟁과 분단, 갈등의 현실 속에서 평화를 위해 연대해 온 역사를 되새기며, 평화를 향한 교회의 노력은 국가와 교파의 경계를 넘어 계속돼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문 총무는 특히 "올해는 글리온회의 40주년을 맞는다. 당시 그 모임은 평화의 결정적 이정표 역할을 했다. 북한과 남한 지도자들이 함께 만나 기도하고 성만찬을 나눴다. 이 만남을 통해 남과북은 분단과 분열의 아픔을 강력히 증언했다. 분단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했다. 교회는 고통받는 이웃의 얼굴을 발견하기 위해 부름을 받았으며 생명 중심의 평화 질서를 상상하도록 부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해는 서두르거나 일방적으로 강요되지 못한다. 진정한 화해는 진실을 마주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며 회개와 용서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화해는 오랫동안 침묵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포함한다. 어려운 정치적 현실 앞에서 두려움을 넘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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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김진한 기자)
▲문정은 CCA 총무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정부를 대표해 참석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계교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에 의미를 부여했다.

정 장관은 "세계교회와 한국교회는 고난 받는 사람들과 연대해 주셨다. 글리온에서 남과북이 만날 수 있게 세계 교회는 다리를 나눴고 남과북은 성만찬을 나누며 평화를 위해 한 몸이 되었다. 1988년 2월. ncck가 88선언을 했고 한국교회 전쟁 방지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평화협정을 체결의 목소리를 냈다. 76년 전쟁의 근본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분단체제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증오와 적개심을 끝낼 수 있는 것이다. 전쟁의 종지부를 찍고 치유와 화해를 위해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도 축사를 통해 평화와 화해가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요한 사명임을 되새겼다. 서로 다른 교회 전통을 지닌 그리스도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평화를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분열과 적대를 넘어서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중요한 증언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그리스도교가 말하는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에 머무르지 않는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며, 갈등과 적대 속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정의로운 평화'가 이번 대회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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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김진한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대한성공회 김장환 의장주교 역시 세계교회 대표들의 방한을 환영하며 교회가 평화와 화해를 이루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뜻을 나눴다.

특히 이날 개회식이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대성당에서 열린 것은 교파와 국가의 경계를 넘어 세계교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모였다는 상징성을 더했다. 이날 참석자들의 메시지는 서로 다른 위치와 교회 전통에서 나왔지만 한 가지 방향으로 모아졌다.

전쟁과 적대가 깊어지는 시대에 교회는 갈등을 방관하는 존재가 아니라 치유와 화해의 통로가 돼야 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도 세계교회의 지속적인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평화대회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주최 측은 전쟁과 갈등, 군사화와 핵 위협이 심화되는 국제 현실에서 '정의로운 평화'를 향한 교회의 소명을 성찰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넘어 세계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연대를 확대한다는 취지로 대회를 마련했다.

대회에는 제리 필레이 WCC 총무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교회와 평화·인권운동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여한다. 참가자들은 9일부터 11일까지 정의로운 평화와 군축·비핵화, 한반도 평화, 치유와 화해 등을 주제로 국제회의를 진행하며, 논의 결과를 모아 11일 '2026 서울 평화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어 12일에는 임진각과 DMZ 일대에서 평화순례를 진행한다. 마지막 날인 13일에는 서울 경동교회에서 '세계교회와 함께하는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한 연합예배'를 드리며 대회를 마무리한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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