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국 각지에는 각자의 공동체 비전을 품고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는 수많은 공동체가 있고 어떤 이들은 공동체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19일부터 경기도 포천 사랑방교회에서 열리고 있는 공동체 세미나는 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품고 참석한 이들에게 ‘공동체 연합 잔치’가 되고 있다.
한국기독교공동체협의회(운영위원장 김현진 목사)가 주최하는 '제14회 기독교공동체 세미나'가 시간이 갈수록 은혜를 더해가고 있다. 공동체 세미나 이틀째인 21일, 셀 공동체, 도시생활 공동체, 유학생 공동체, 농촌 공동체, 수도 공동체, 통일 공동체. 해외선교 공동체 등 각자 공동체의 비전을 나누고 소개하는 선택강의가 이어졌다.
선택 강의는 20, 21일 양일간 진행되며 7개의 선택강의에서는 각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관심 공동체 분야를 선택해 서로의 공동체를 이해하고 교류하는 시간을 갖는다. 참석자들에게는 자신의 공동체 밖으로 나와서 각자의 공동체와 비교 해보고 의견을 교환하는 교류의 장이 되고 있는 것.
▲ 공동체 세미나 둘째날, 오전 공동체 성서 연구 시간 이후 7개로 구성된 공동체 선택 강좌를 듣기위해 참가자들이 각자의 강의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김정현 기자 |
도시생활 공동체
도시생활 공동체를 대표해서 최철호(아름다운 마을)목사가 ‘도시생활 현장에서 증언하는 하나님나라 공동체의 사역’에 관해 강의했다. 아름다운 마을 공동체는 1991년 6월, 일상생활과 역사 현장에서 일관성 있게 하나님나라를 증언하는 삶을 소망하며 시작됐다. 하나님나라 운동 도상에서 성령의 은총으로 생성되는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지향하는 '신앙-생활-사역 공동체다. 현재 삶을 공유하는 생활공동체를 토대로 예배공동체, 사역공동체로 분화돼 활동하고 있다. 점심과 저녁밥상을 함께하고, 육아/교육 등 생활의 구체적인 삶을 공유하는 것을 통해 속 깊은 사귐의 은총을 누리고 있다. 최 철호 목사는 “한국사회 개혁과 교회 갱신을 위해 무수한 말이 제안되고 있으나 막상 실효가 없다. 이 시대는 오직 ‘오직 말씀대로 사는 것’이 필요한 시대”라고 했다. 그는 “이 시대의 우상은 우리의 욕망을 조직하고 지배하는데 이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 ‘하나님나라의 욕망을 새롭게 생성해 낼 수 있는 공동체’를 창출하는 것”라고 했다.
농촌공동체
농촌공동체는 생태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생태공동체는 현대 문명이 가져온 생태계의 파괴와 인간 상실로 부터 벗어나기 위한 대안 사회의 한 형태로 인간과 다른 피조물들을 동등한 위치선상에 높고 상호 존중하며 상행하는 생활방식을 추고하는 공동체다. 화학농업대신 자연농업이나 유기농업을 통한 식량조달, 성유화학제품의 인공섬유 보다는 자연섬유를 이용한 의(衣)부분을 해결한다. 생태공동체는 생태계에 대한 배려와 조화로운 삶에 중점을 둔다. 절약, 느린속도, 작은 규모를 추구하며 유기농을 통한 식량을 자급하고 있다. 농촌공동체를 대표해 강의에 나선 이동근 소장(민들레 공동체)은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며, 자연을 잘 관리하는 생활방식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삶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온전한 복음으로 생태를 접근하고, 그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하며, 성경에 입각한 건전한 기독교 생태 공동체를 세우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수도공동체
수도공동체를 대표해서 조규남 목사(독일 기독교마리아자매회)가 ‘독일 기독교 마리아 자매회의 영성과 공동체 삶’란 주제로 강의했다. 기독교마리아자매회는 1947년, 폐허가 된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독일인의 잘못을 회개하는 독신 여성들이 모여 성경공부로 시작된 이래 세계 각국에 지부가 설립됐다. 한국 지부는 1981년 설립됐다 89년 철수 했고, 지금은 ‘가나안 메시지’를 통해 ‘가나안 영성’ 을 사모하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조규남 목사는 이날 강의를 통해 “하나님은 믿음으로만 만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을 볼 수 있기 위해서는 마음이 깨끗해야 한다. 이러한 믿음이 가나안에 있다. 그것에서 천국의 실체를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일본비전공동체 박윤수 선교사와 공동체원들, 사진 왼쪽 두번째가 박윤수 선교사다. ⓒ김정현 기자 |
유학생 공동체
유학생 공동체를 대표해 일본비전 공동체 박윤수 선교사가 강의했다. 박 선교사는 유학생 공동체 설립 배경에 대한 짤막한 간증에서 “출장 중 새벽에 깨어 기도하던 중 해외에 있는 일본인들을 선교하고 그들을 양육해 일본인들이 느헤미아와 에스라와 같이 돌아가 일본의 복음화를 시키자는 비전을 가졌다”고 했다. 이후 2007년 20여년의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귀국 2007년부터 매월 두 번씩 기도모임을 갖던 중 2008년 1월 첫 주부터 일본 비전 공동체의 예배를 드리며 3월 23일에 창립했다. 일본비전 공동체는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선교해 일본으로 다시 파송해 일본을 복음화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현재 매주 금요일 요리 교실을 열어 재한 일본인을 초청해 함께 교재하고 하나님을 전하고 있다. 박 선교사는 일본비전공동체의 비전으로 “단기간으로는 생활공동체로서 일본인들을 섬기면서 복음을 전해 준비된 하나님의 사람들을 훈련하고 중 장기적으로 이들을 양육하기 위해 일본 비전 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통일공동체
새터마을을 준비하고 있는 권혁신 목사가 새터민 공통체 비전을 가진 것은 지난해 5월 유라시아 11개국에 흩어져 있는 공동체를 탐방하던 중 영국 맨체스터 은혜교회의 탈북자들을 만나고 난 이후다. 70여명의 교인 중 50여명이 탈북이주자인 이들은 북한에서 남한, 남한에서 다시 영국으로 2차 망명한 이들이다. 왜 남한을 떠나 이곳으로 왔냐는 질문에 “목숨걸고 찾아 나선 길인데 희망이라고 남쪽 교회에서 멸시와 수모를 겪으며 사느니 차라리...”라는 답이 돌아왔다. 현재 북한 새터민의 현황은 2007년 1만 5천명 이 넘어섰으며 해마다 수가 급속도로 늘어 3만 시대가 그리 멀지 안았다고 한다. 권 목사는 새 터의 의미는 계시록의 ‘새 하늘 새 땅’을 바라보며 땅위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며 산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했다.
아직 준비단계에 있는 새터 공동체는 2010년 가을에 여주에 '향후 북한을 섬겨갈 터를 마련하고 하나님 나라와 복음의 삶을 담아낼 공동체를 시작한다'는 현재 진행형의 과정 가운데 있다. 권 목사는 “우리 사회에서 새터민은 이주자라는 신분과 함께 소수자의 범주에 속해 반드시 돌봄을 받아야 할 위치에 있다. 통일독일 전 서독 정부의 난민 수용정책이 통일독일을 촉진했다는 경험에 비춰볼 때 새터민의 남한 사회 적응을 돕는 일은 민족 화합의 예배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일 한국을 준비하며 북한 선교를 진행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이들을 돌보아야할 특별한 의무가 있고 새터민은 통일 후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효과적인 선교를 할 수 있는 예배 선교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해외선교 공동체
개척자들은 90년대 초 수차례에 걸쳐 파송 됐던 보광중앙교회 단기 선교팀이 선교 현장의 비참한 현실에 관심을 간고 매 주 꾸준히 기도하면서 시작된 해외 선교 공동체다. 이후 청년들이 세계 분쟁지역을 방문했고 분쟁과 갈등지역에 평화를 만드는 사역을 모임의 중심과제로 인식 1999년 7명의 청년 자원자들이 경기도 국수리 계곡에 천막을 치고 공동체를 시작했다. 개척자들은 청년들과 더불어 현재 인도네시아 아체, 동티모르 말레이지아, 파키스탄 등지에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송강호 대표는 “우리는 평화를 증거하기 위해 공동체를 세워 나가는 것이 더디지만 바른 길이라고 믿고 있다”며 “특히 여러 나라에서 찾아온 평화 건설자들이 함께 평화롭게 살고 더불어 일하는 법을 배울 뿐 아니라 우리와는 다른 종교와 문화, 언어와 풍습, 인생관과 세계관은 갖고 있는 현지인과 더불어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나와는 다른 타자와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이야 말로 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기초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이어 송 대표는 개척자들의 해외 공동체 동티모르 딜리 공동체, 쓰나미 피해자들의 공생의 집과 아체 공동체, 에버그린 커뮤니키센터와 파키스탄 공동체, 아프간 난민 공동체, 힐라 커뮤니티 센터와 말레이지아 공동체 양평 진개울 샘터 공동체 등을 소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