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WCC(세계교회협의회) 세계총회 개최지가 한국의 부산 벡스코로 확정됐다. 2006년 제 9차 총회에서 브라질에 밀려 좌절을 맛본 한국교회가 두 번째 도전에 성공한 것이다. 또 총무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가 WCC 차기 총회 유치에 성공하면서 힘겹게 체면을 세웠다.
총회 유치가 확정되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당초 31일 오후 2시(현지시각)를 전후해 투표를 실시하려고 했으나 계획에 없었던 투표방식(비밀투표)의 변화와 찬반토론 등으로 투표는 장시간 연기됐다.
찬반토론에서 특히 유럽교회들은 지난 번 총무 선거 때와 같이 결집했다. 이들은 종교 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경합지였던 시리아를 지지했다. 시리아가 내놓은 개최지가 바울이 회심했다는 역사적인 장소 '다마스쿠스'였다는 것도 한국으로선 부담으로 작용했다.
WCC 총회 유치 집행위원장 박종화 목사가 유치국 결정 직후 WCC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김태양 기자 |
하지만 박종화 목사의 진두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한국측 대표들은 침착하게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출신 중앙위원들과 접촉하며 표심을 다졌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WCC 차기 총회 유치국에 한국이 선정된 것이다. 유치국 선정 직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박종화 목사는 WCC 차기 총회 유치 의의에 관해 “이 유치를 통해 한국교회는 곧 세계적인 교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 유치는 단순한 장소 제공. 그 이상이 될 것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7년마다 열리는 WCC 총회는 정교회를 포함해 전세계 110개국 350여 기독교회 대표 3500명이 모이는 기독교 최대 행사다. 이 총회에서 결의된 사항은 다음 총회까지 유효하게 된다. 에큐메니컬 운동가들은 이번 총회 유치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세계적인 교회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WCC는 그 동안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컬 운동과 진보적 사회선교활동을 지원하는 후원자이자 북한 선교의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2013년 한국에서 열리는 제10회 WCC 총회 개최지는 부산 벡스코. 얼마 전까지 국내 중요 행사를 유치한 부산 벡스코는 전시장, 글래스홀, 다목적홀, 컨벤션홀, 야외전시장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