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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분립의 갈등을 치유한 성일교회의 합병이야기

특집- 교회합병 사례를 찾아서(4)

교회 안에서 다툼이 일어나 갈등이 수년간 지속되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갈라서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교회재산의 배분에 관한 문제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안팎의 중재로 분쟁이 해결되더라도, 교회에 남은 세력이나 교회를 나간 세력이 새롭게 교회를 세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성일교회의 합병은 노회가 교회 분열의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교회합병을 주선한 사례인데 여러 이유로 교회내적인 갈등을 겪고 있던 교회가 합병을 통해서 갈등을 치유하고 떨어져 나간 교회와는 화해하며 보다 발전적인 교회의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세신교회와 합병한 성일교회 전경

현재 성일교회를 담임하는 김충섭 목사는 1982년 10월 송파구 명일동에 세신교회를 개처하고, 2005년 10월 성일교회와 합병하기까지 23년간 세신교회를 담임한 목회자이다. 세신교회는 고덕아파트 단지에 있는 단독건물을 임대하여 사용해왔고, 출석교인은 120명이었다. 건물 임대비로는 한 달에 200여만원을 지출했다. 땅은 그린벨트 내에 200평이 있었고, 사택은 두채가 있다. 교회건축에 대한 열망은 있었지만, 여력이 없었다.

성일교회는 현재 차로 5분 거리에 교회를 개척한 김모 목사가 목회를 할 때, 분열이 되었다. 교회분쟁은 매우 치열했다. 지금 성일교회에 남은 세력은 주로 개척맴버들인데, 이들이 교회를 사수하기 위해 주야로 경계를 서면서 교회입구에는 바리케이트를 쳐놓고 담임목사쪽의 접근을 막았다고 한다. 이 와중에 서로 몸싸움이 일어나고 넘어지고 다치는 일이 일어났다고 법정다툼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했다.

서울동노회는 교회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수습위원회를 만들고, 위원들 가운데 한 명이 교회 합병을 제안했다. 즉 김목사쪽이 교회를 나가는 조건으로 교회에 남은 세력이 개척자금을 주라는 것인데, 교회에 남은 사람들도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까 합병을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세신교회 김충섭 목사에게 합병제안이 들어왔다. 결국 김목사쪽에서는 제안을 받아들여 교회를 나갔고, 신세대들, 젊은 부부들 중심으로 그를 따라갔다. 40명 정도가 남았는데, 주로 개척맴버들이었다.

교회 이름을 성일교회로

마침 세신교회는 자체 교회건물이 없었기 때문에, 아름다운 교회건물이 있는 성일교회와의 합병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물론 전혀 반대의 목소리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우리 자체적으로도 할 수 있는데 왜 합병을 하느냐. 또 지역적으로 거리가 가까워서 세신교회에 출석하는데, 합병하면 거리가 멀어질 것이고, 연세든 분들이 오는데 불편할 것이라며 반대하는 교인들도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의견은 찬성 쪽이었다. 노회원들도 교회분쟁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교회가 또 새롭게 생겨났기 때문에, 좋아했다. 성일교회 교인들도 결국 찬성했다. 그들은 세신교회가 준 3억으로 교회를 나간 자들의 개척자금을 마련해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 이름을 정하는 문제에서 약건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성일교회 교인들은 성일교회 이름을 고집했다. 목사가 세신교회 목사이고, 거기서 다수의 교인들이 오니까, 자신들은 껍게디고 교회 알멩이는 세신이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김충섭 목사는 그것을 보면서 세신교회 교인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목사도 세신교회 목사이고, 교인도 세신교회 출석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거기다가 성일교회 간판까지 내리고 세신교회 간판을 붙이면, 성일교회 교인들 마음이 어떻겠느냐 했더니, 교회 명을 성일교회로 하는데 동의하더라도 했다. 그리고 합병이야기가 나오자 5개월 만에 합병을 하게 되었다.

김 목사는 세ㅐ신교회 교인들 거의 100%가 성일교회에 합류했다고 말하면서 세신교회 출신 교인들에 대해 고맙게 생각했다. 지금은 세신교회에 등록하지 않고 다니던 사람들도 성일교회에 나온다고 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생각했다고 했다.

  ▲ 성일교회 전경

합병 진행과정의 뒷이야기

올해로 합병한지 벌써 3년이 돼간다. 김 목사는 교회가 합병하고 어떠한 후유증도 없다고 말하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처음 합벼 이야기가 나올 때, 성일교회는 장로 한명이 있었고, 세신교회에는 3명이 있었다고 한다. 근데 합병을 추진하면서 성일교회가 자체적으로 장로 2명을 피택하더라는 것이다. 임시당회장은 합병 전에 장로를 피할 수 없다고 만류됐는데 , 성일교회 교인들이 밀어부쳐서 세신교회 측과 성일교회 측은 동일 장로수를 갖게 되었다. 성일교회 교인들은 교회가 합병되며, 모든 것이 다수결의 원칙대로 운영될 터인데, 미리 우리 측 사람들을 당회원으로 뽑아서 밀리지 말자고 생각했던 것이다. 김 목사는 성읽회가 세신교회 측과 상의없이 장로 2명을 피택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장로 임직식은 후에 김 목사가 가서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런 힘겨루기식의 모습들이 조금 우려되기도 했었지만, 은혜롭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 조화를 잘 이루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성일교회에서 분립해 나간 교회와도 화해하고 지낸다고 했다. 처음에는 서로 욕하고, 막말을 하고 그랬다고 한다. 그러나 김 목사는 교인드레게 과거는 과거로 돌리고, 피차간에 상처를 주고 받은 것을 다 잊자고 말하면서 그쪽 교회와 긴밀한 유대를 갖으로고 노력했다고 한다. 김충섭 목사가 노회장일 때는, 저쪽의 김 목사가 부회장이었는데, 성일교회에서 모임을 가질 때마다, 부담 업시 오라고 말하고, 그렇게 오고가면서 이제는 서로의 교회에서 행사할 때 서로 오간다고 했다.

교회합병의 시너지, 성일교회의 꿈

김 목사는 교회합병의 여러 장점을 열거한다. 첫째로 목사의 위상이 좀 높아졌다는 것을 든다. 세신교회 출신 교인드리 성일교회에 와서 목사님을 보니까 목사님 설교가 더 은혜롭게 들리고, 보다 돕보인다는 말을 한다고 했다. 그리고 교인들이 보다 열심을 내게 된 것을 두번째 장점으로 말한다. 세신교회 시절에는 교회운영 자체, 혹은 교회존속 자체가 심각한 문제였기 때문에 교회 안에서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데, 아담하고 예쁜 교회를 갖게 되니까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교인들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운영하더라는 것이다. 예컨데, 아코디안 선교단을 만들어 이곳저곳 위문공연을 다니고, 포크 댄스반을 만들어 활동하고, 성경공부반이나 노방전도반이 생겨나 자체적으로 재미있게 행동하더라는 것이다. 교인들이 열심을 내며 뜨거워지는데, 자기교회 목사님이 돋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긍정적인 변화는 성일출신 교인들에게서 보인다고 했다.

  ▲성일교회 전경

합병 후에 교회가 조금씩 성정하고 있다고 했다. 세신교회는 외진 곳에 있었기 때문에, 지나가다가 들리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성일교회는 길가에 위치해 있고, 주변에 큰 병원도 있다. 또한 교회건물이 아담하고 예쁘기 때문에, 지나가던 사람이 교회 건물을 보고 들어와 예배드리고 등록한 사람들이 간혹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인들이 교회에와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참 고맙게도 양쪽 출신 교인들이 모두 교회에 와서 행복해 한다고 했다. 작년 여름 수련회 때는 교인들이 아직 잘 모르는 교인들이 있으니까 전교인 모두 명찰을 붙이자고 요구해서 명찰도 붙이고 재밌는 게임도 하고, 그랬더니 역대 수련회 중에서 이렇게 재밌던 적이 없었다고 다들 기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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