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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보다 더 타락한 한국교회, 개벽되고 세상과 소통해야죠"
인터뷰] 손원영 교수, 신간 '내가 꿈꾸는 교회' 세상에 내놓아

입력 Apr 14, 2021 04:26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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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신간 ‘내가 꿈꾸는 교회’를 낸 서울기독대 해직교수 손원영 교수.

서울기독대 해직교수인 손원영 교수가 <내가 꿈꾸는 교회>란 제목의 새 책을 냈다. 이 책에서 손 교수는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성찰하고 책 제목 처럼 자신이 꿈꾸는 교회상을 풀어 낸다.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적어 비텐베르크 성당 문에 걸었던 것처럼, 저 역시 한국교회의 새로운 방향으로 100개를 적어 SNS에 올리고 2년 반 동안 매주 하나씩 성찰하며 그 의미를 해설했다"는 게 손 교수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눈에 띠는 건 '개벽교회론 서설'이라는 이 책의 부제다. 특히 '개벽교회'란 표현에 주목해보자. 손 교수는 여기에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는 '교회는 개혁되어야 하되,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reformanda et semper reformanda)는 유명한 구호를 외쳤다. 여기서 '항상'이란 말이 중요하다. 개혁은 한번 하고 끝낼 수 없다. 그래서 개신교회는 지난 500년 동안 계속하여 개혁을 외쳐 왔다. 그런데도 개신교 교회는 새로워지지도, 바뀌지도 않았다. 특히 한국교회는 더더욱 변화하지 않았고, 오히려 퇴보하여 중세 가톨릭교회보다 더 부패가 심각한 그래서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종교집단이 되어버렸다. 너무나 슬픈 일이다.

개혁이란 말이 오염돼 그 의미를 완전히 잃어버렸기에 더 근본적인 변화의 모습을 추구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적절한 낱말을 찾던 중 '개벽'이란 말을 발견했다. 본래 동학에서 쓴 낱말인데, 하늘과 땅을 새롭게 연다, 근본적인 새로움을 뜻한다. 모쪼록 한국교회가 개벽되어 한국인들에게 다시 희망이 되기를 기원한다."

앞서 적었듯 이 책은 한국교회의 타락상을 진단하고 저자가 꿈꾸는 교회상을 제시한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책 속에 수록된 글은 늘 '내가 꿈꾸는 교회는 ~~~~이다'로 끝을 맺는다.

예를 들면, "내가 꿈꾸는 교회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기 위해 낯선 나그네를 기꺼이 영접하는 환대의 공동체이다", "내가 꿈꾸는 교회는.... 온 그리스도인들이 가정과 교회에서 영성수행을 철저히 실천하는 ‘춘안거 재가 수도공동채'이다"는 식이다.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의문이 든다. 과연 이런 교회와 목회가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다.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질문에 손 교수는 가능하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어디까지나 저 개인적인 꿈이지만, 모두 가능한 꿈이기도 하다. 그리고 '꿈을 혼자 꾸면 꿈으로 끝나지만, 모두가 함께 꾸면 현실이 된다'는 유명한 말도 있지 않은가? 물론 제가 제시한 100개의 꿈을 한국교회가 모두 똑같이 꿀 필요는 없다. 하지만 꿈은 전염성이 강하다. 저의 꿈을 함께 읽고 나누면서 각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꿈을 새롭게 꿀 수 있을 것이다. 꿈이 있는 한 개인이든 교회든 절대로 죽지 않는다.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신발 끈을 다시 매듯이 다시 꿈을 꾸면 좋겠다."

사찰설교 문제 삼지만 개의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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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
‘내가 꿈꾸는 교회’ 표지

잘 알려진 대로 손 교수는 2017년 2월 개신교인의 개운사 훼불사건에 사과하고 모금운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몸 담고 있던 학교에서 파면 당했다. 법원에서 복직 판결을 받았지만, 학교 측은 이번엔 사찰에서 설교했다는 걸 문제 삼아 복직을 막고 있다.

그런데도 손 교수의 사유는 개신교와 불교의 울타리를 자유로이 넘나든다. 무엇보다 복직을 막고 있는 쪽에서 내세운 명분(사찰설교)에 크게 개의치 않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손 교수의 말이다.

"(책 내용 일부를) 당연히 문제 삼을 수 있다고 본다. 해직 이후 학교측은 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사소한 것으로 트집을 잡아 저의 복직을 막고 괴롭혔다. 이번에도 그럴 여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진정한 학자는 조선 선비나 성서에 등장하는 예언자처럼 불의 앞에 비굴해서는 안 된다.

특히 학자는 늘 현실을 비판하며 새로운 미래의 길을 여는 존재다. 저 역시 많이 부족하지만, 신학을 연구하는 학자다. 그래서 어느 누구 못지않게 교회를 사랑하고 또 한국교회의 미래를 걱정한다. 따라서 복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해서 학자로서 연구를 게을리 하거나 또 가야할 길을 가지 않는 것은 큰 잘못이다. 가까운 미래에 한국교회가 저의 마음을 잘 헤아려 줄 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

수년 전부터 한국교회의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 그러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교회는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이에 대해 손 교수는 명쾌한 진단을 내놓는다. 바로 '소통 부재'가 한국교회 위기의 원인이라는 게 손 교수의 진단이다.

손 교수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교회에 세상과의 소통을 신신당부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그리스도교인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에게 ‘기쁜 소식'(good news)입니다. 따라서 이 시대 이 인류에게, 특히 예수를 믿든 믿지 않든 모든 한국인들에게 복음은 기쁜 소식이 되어야 한다. 복음은 세상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한국문화와 또 한국인과 소통하고 있는가? 세상에 기쁜 소식이 되고 있는가? 제가 보기에 아닌 것 같다. 이 땅에 복음이 들어온 지 130년이 지났지만, 한국교회가 지금보다 더 위기인 적은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복음이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한 채, 한국인들에게 기쁨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수치와 부끄러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세상과 소통하면 좋겠다. 책에서 강조했듯이, 교회는 세상과 진리(眞)로 소통하고, 공의(善)로 소통하고, 아름다움(美)으로 소통하고, 무엇보다 사랑(愛)으로 소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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