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길자연 목사, 용퇴 촉구하는 범대위의 기습에 뒤통수 맞아

특별총회 앞둔 4일 한기총 범대위 기자회견 열어

▲4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기총 범대위가 길자연 목사의 용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권선거 등으로 한국교회를 혼란에 빠트린 당사자로서 이광선 목사와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교회와 사회 앞에 머리 숙여 사죄의 뜻을 전한 길자연 목사가 특별총회를 앞둔 4일 한국교회와한기총개혁을위한범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의 기습적인 기자회견에 의해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이날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연 범대위측이 "대표회장 선거에서 금권선거를 시인한 길자연 목사는 물러나야 한다"며 용퇴를 촉구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호윤 목사, 신광수 목사, 김화경 목사, 진동은 목사 등이 참석했다.

앞서 범대위의 대표자격을 위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광선 목사와 합의 끝에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등 범대위측의 지지를 음으로 양으로 받고 있었기에 길 목사가 받을 충격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것.

실제로 범대위는 이광선 목사와 길자연 목사의 합의안 개혁안에 있어서 만큼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지지를 밝혔다. 범대위는 "두 분의 합의를 통해 한국교회 앞에 표면적으로 드러난 갈등을 접고 화해를 한 것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견해의 차이가 있겠으나 한기총이 개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목적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한기총 개혁안을 지지하는 바이다"라고 했다.

한기총 개혁안에 지지를 보낸 범대위측은 그러나 길자연 목사의 금권선거 시인에 있어서는 한기총 정관을 꺼내들며 용퇴를 촉구했다. 범대위측이 제시한 한기총 선거관리규정 제2조 1항에 따르면,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의 자격은 '성직자로서의 영성과 도덕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된 자'라고 명시되어 있다. 또 선거관리규정 제9조에 의하면 '후보등록 후에 후보자 또는 후보관계자의 선거와 관련된 접대, 기부행위, 금품수수, 상대방 비방, 유인물 배포, 각종방문, 언론사의 광고, 집단지지결의, 제출서류 허위기재 등을 불법선거운동으로 규정한다'고 되어있음을 확인했다.

범대위측은 이 같은 규정을 위반했기에 길자연 목사가 지난 1월 20일 한기총 제22회 정기총회에서 인준 받지 못했음을 상기시키며 "대표회장 선거에서 금권선거를 시인한 길자연 목사는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범대위측은 특히 길자연 목사의 대표회장 인준과 관련해 "길자연 목사의 인준이 투표로 진행된다면 각 교단에서 파송된 총회 대의원들은 한국교회를 위해 바르게 판단해야 한다"며 "부도덕하고 부정직한 인사가 한기총 지도자로 세워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이 밖에 범대위측은 길자연 목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홍재철 목사, 김용도 목사, 이승렬 목사 등에 대해서도 한기총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길자연 목사와 관련한 소송 취하 문제에 대해선 "7월 7일 개최되는 특별총회에서 개혁안 통과와 함께 총회가 원활히 진행되는 때에는 소송 당사자 모두가 소송을 취하할 마음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범대위측이 말하는 '원활한 총회'가 길자연 목사의 용퇴를 전제로 한 것이라면 당초 이광선 목사와 길자연 목사가 합의한 소송 문제도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설상가상으로 칼빈신학원 이사회에서 길자연 목사가 관철시킨 이의신청이 최근 교과부로부터 기각된 것으로 전해져 공직 자리를 지키려는 길 목사에 큰 제동이 걸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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