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김진호 목사. ⓒ베리타스 DB |
‘교회건축과 시민적 공공성’이란 제목의 기고글에서 김 목사는 사랑의교회 신축 논란의 핵심인 공공도로의 지하공간 일부를 사적으로(예배당으로) 사용하다는 점에 "예배당은 교회의 모든 시설물 가운데 가장 종교적인 특성이 강한 곳"이라며 "즉 이곳은 결코 공공적일 수 없다. 그런데 하필 그곳이 공공도로의 지하에 설계되었다. 하여 이 문제는 공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사이의 여백이 없다"고 주장했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혼재가 있을 수 없는 공공도로의 지하공간에서 사랑의교회가 예배당을 짓는 것 자체가 문제란 얘기였다.
김 목사는 "교회가 존재하는 한 예배당은 없어서는 안 된다. 그 교회가 존속되는 한 이곳은 항상 사적 공간이어야 한다"며 "즉 관공서는 이 교회의 건축허가와 함께 공공적인 것을 영원히 사적으로 점유하도록 허용한 셈이며, 교회는 아무리 공공적인 영역을 확대한다 해도 반드시 공공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공간을 사적으로 전용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구화 시대를 맞아 국가와 자본이 공공적인 것을 사적인 것으로 전용하려는 움직임이 현저하다"며 "공공적인 것은 빠르게 침탈당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의 대표적인 교회마저도 그러한 사유화의 흐름에 한 선례가 되고 있는데 그것은 시민사회의 입장에서 양보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김 목사는 전했다.
김 목사는 앞서 관공서에 대한 무언의 압력을 느끼게 한 사랑의교회 건축위원회 조직을 나무라기도 했다. 김 목사는 "실제로 이 교회 건축위원회에는 현직 감사원 고위공무원, 전직 은행 총재 등이 포함되었고 교회 기공식에는 현직 여당 국회의원이 참여했다"며 "교회가 이들을 활용해 실제로 어떤 권력게임을 벌였는지 알아내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하지만 그 여부와는 상관없이 이런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한 것만으로도 교회는 이미 권력을 부당하게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사랑의교회측은 현재 공사장 옆에 위치한 ‘참나리길’(불특정다수의 시민이 이용하는 서초구청 소유의 공공도로) 양끝을 폐쇄하고, 공사를 진행, 폭이 8m인 ‘참나리길’아래 예배당을 포함한 1,078㎡(326평)의 면적에 교회 시설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