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MBC PD 수첩이 ‘나는 아간이 아니다’ 방송분을 통해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와 그 일가의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MBC PD수첩 화면캡처 |
만악의 뿌리가 재물에서 비롯된다는 성경의 말씀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탓일까? 삼박자 구원 등 축복 설교로 개척 초기 가난한 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줌으로써 오늘날 한국의 대표적인 대형교회로 크게 부흥 성장할 수 있었던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설립자 조용기 목사가 비리 의혹에 휩싸여 파문이 일고 있다.
20일 MBC PD 수첩은 조용기 목사와 일가에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방송분을 내보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재정이 조 목사 일가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며 구체적인 정황을 조 목사의 차남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이 조 목사에게 전달한 ‘최후통첩’이라는 문건에서 찾았다. 또 국민일보 측의 증거자료를 입수해 조용기 목사 가족의 불투명한 재정사용을 고발했다.
‘최후통첩’ 문건은 조 씨의 어머니 김성혜 총장의 외환거래법 위반과 국내외 차명 부동산 보유 현황 및 아버지 조용기 목사의 여자 문제를 공개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문건대로라면 김성혜 총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베데스다대학교 학생들을 동원해 외화를 밀반출했다는 것이 된다.
PD 수첩에 따르면, 베다스다대학교는 조용기 목사가 1976년에 설립한 신학대학으로, 1999년까지만 해도 베데스다대학교의 재정 상태가 상당히 열악했지만, 김 총장이 미국에 거주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여의도순복음교회 해외선교 자금이 흘러들어왔고, 급기야 인편을 통해 헌금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에 PD 수첩은 미국에서 부동산을 매입한 후 이를 베다스다대학교에 증여한 사실을 관련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여의도순복음교회 관계자들을 나무라며 외국환거래법 위반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20일 MBC PD 수첩이 ‘나는 아간이 아니다’ 방송분을 통해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와 그 일가의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MBC PD수첩 화면캡처 |
서울 대림동에 소재한 한세대학교 소유 건물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PD 수첩은 당초 건물의 소유주는 여의도순복음교회 계열 출판사 ‘서울말씀사’였으나 김 총장이 1997년 이 땅을 담보로 12억원을 대출 받았다. 이와 관련, 김경률 회계사는 PD 수첩과의 인터뷰에서 "1997년 당시를 보면 서울 말씀사의 자본금 총액이 5천만 원이다. 아주 영세한 규모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영세한 규모의 회사에서 대림동 소재 토지를 담보로 김성혜 개인이 약 12억 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면 이것은 김성혜 씨가 서울말씀사의 실질적인 오너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PD 수첩은 1997년 당시 국민일보 재정 상태도 넉넉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림동 토지에 53억원의 비용을 들여 건물을 신축할 수 있었던 것도 여의도순복음교회 덕이었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이 돈 중 일부는 김 총장 편으로 직접 전달된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PD 수첩은 여의도순복음교회로부터 570억원을 출자 받아 만든 영산조용기자선재단이 조 목사의 장남인 조회준씨와 김 총장을 각각 대표사무국장과 이사에 선임한 것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홈페이지에 PD 수첩의 방송 내용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내용을 실었다. 교회측은 "수년 전부터 교회에 관한 모든 재정에 대해 투명한 운영을 해왔기 때문에 교회 헌금에 대한 의혹은 있을 수 없다"며 "공신력 있고 정확한 증거도 없이 방송을 통해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명예를 훼손시킨 것에 대해 큰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아울러 "제작진에 의해 교회에 불만을 가진 몇 사람만을 지칭하여 악의적이고 왜곡된 인터뷰를 함으로써 교회를 흠집 낼 뿐만 아니라 한국 기독교와 세계 기독교계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조용기 목사 및 그 가족들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것에 대해 심히 우려하며 큰 유감을 표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