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담임 오정현 목사 |
오 목사는 "지난 주간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간 저에 관한 글을 읽고 많은 성도가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사건의 진위와 상관 없이 제 일로 우리 교회 성도들과 한국교회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오 목사는 이어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남아공 포체프스트룸대학(현 노스웨스트대)의 박사 학위 논문에 대해 "지금으로부터 18년 전 남가주사랑의교회 담임 시절 안식년을 얻어 온 식구와 함께 남아공에서 남가주사랑의교회에서의 제자훈련 목회적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라며 "작성 과정 중 참고 문헌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일부 미흡했던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논문 작성 과정에서의 문제를 일부 시인한 것.
알려진 사랑의교회 당회 TF팀의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오 목사는 자신이 작성했다는 박사 학위 논문 중에서 바이올라대학 마이클 윌킨스 교수의 저서 ‘Following the Master’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오 목사가 이날 입장 표명에서 윌킨스 교수의 저서를 인용하는 과정에서의 "미흡했던 점"을 스스로 확인한 것이다.
오 목사는 또 논문 표절 의혹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교인들을 향해 "저는 하나님 은혜 밖에 의지할 게 없는 미물 같은 존재"라며 "십자가 보혈이 없다면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는 죄인이다. 최선을 다해 사역해도 모자람이 있다. 그 동안 저로 인해 마음에 아픔이 있는 분들에게 이해와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 목사는 이날 입장 표명을 함에 있어 이번 논문 표절 의혹이 사랑의교회 재건축과 관련되어 있는 일이라는 식의 해명을 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오 목사는 "제게 직접 찾아와 이 문제(논문 표절 의혹)를 제기한 분이 ‘건축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것에 책임을 지고 사임을 하면 논문 문제는 덮겠다’고 하면서 ‘48시간 내에 사임하지 않으면 이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며 "매우 놀랐고 사임 요구를 수용할 수 없었다. 이 모든 일에 대해 당회가 대책위를 구성해 진지하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결국 자신을 둘러싼 논문 표절 의혹을 사랑의교회 재건축을 둘러싼 다툼으로, 즉 개인에서 공동체로 그 포커스를 옮겨 놓는 시도를 한 셈이다.
그러면서 오 목사는 "지금 사랑의교회는 여러 난관과 의혹을 극복하며 올 9월 새 예배당 완공을 앞두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새 예배당은 하나님께서 세우신다. 앞으로 가능한 한 대외 사역을 내려놓고 말씀사역과 목양, 그리고 건축 마무리에 전념하겠다. 다시 한 번 성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을 마쳤다.
애시당초 논문 표절 의혹은 목회자로서 오 목사 자신의 도덕성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 목사는 사랑의교회 재건축 언급을 통해 이 문제가 자기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교회 공동체적 문제라고 밝힘으로써 본말이 전도된 변명을 늘어놓은 것이다.
앞서 드러난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오 목사는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 받던 당시 조사위원들 및 당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사 학위 논문에 대한 대필이나 표절 등 그 어떤 부정직한 증거라도 나온다면 사랑의교회 담임목사직에서 사퇴하겠다"고 공언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최초 공식적인 입장에서는 이에 대한 언급은 일체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