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교내 언더우드동상. ⓒ연세대학교 홈페이지 |
연세대대책위는 연세학원과 방우영씨 그리고 교육과학기술부와 맞서고 있음을 알리며, 연세대 이사회의 정관 개정으로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이 땅 사람들의 구원과 선교를 위해 피땀 흘려 세워놓은 연세대학교라는 역사를 빼앗기고 말았다"고 했다.
연세대대책위는 "연세대와 그 병원은 본래 한국에 온 선교사들이 세웠고, 이후 한국교회가 공식적으로 이사들을 파송해 운영해 왔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조선일보 방우영 명예회장이 이사장이 되면서 한국기독교와 무관한 쪽으로 방향을 잡더니 일부 교단이 파송하는 이사를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예 정관을 고쳐서 기독교회의 이사 파송 권한을 없애버렸다"고 주장했다.
현재 개정된 연세대 정관에 따르면, 기독교계 이사는 6명에서 4명으로 줄은 상태다. 4명의 이사 중 실질적인 교단 파송 이사는 2인이며, 나머지 2인은 연세대 출신 2인과 더불어 구성되는 사회유지 이사에 해당한다. 학교법인측은 사회유지 이사 구성에 있어 시행세칙 제3장 기관 제1절 임원 제5조에서 "사회유지 이사는 연세대학교 출신 2인과 기독교계 인사 2인으로 한다"고 적시한 바 있다.
이에 연세대대책위는 "이제 소수로 명맥만 유지하는 한국기독교의 이사 자리도 언제든 없앨 수 있게 되었다"며 "교단의 이사 자리에는 한국교회와 별로 관계없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놀랍게도 그 중에는 독실한 불교신자도 있다"고 지적했다.
교계 안팎에서 제기되는 이익집단化 지적에는 "연 예산 3조원에 이르는 연세대의 재산이 아까워서 이러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독교가 모든 것을 다 장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 신앙의 선조들이 물려준 소중한 선교 유산들과 그 정신을 덧없이 잃어버리고 빼앗겼기 때문에 이러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덧붙여, "만약 기독교가 모든 것을 움켜쥐고 있을 생각이었다면 이미 30년 전부터 이사 정수의 절반이나 되는 숫자를 기독교 바깥에 개방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연세대대책위는 이어 "연세학원은 우리에게 단지 재산 가운데 하나가 아니"라며 "(연세학원은)기독교의 정신이자 살아 있는 역사이며, 기독교가 선교를 위해 흘린 피와 땀의 유산이다. 그러므로 결코 상실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놓치고 말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현실에 대해 재를 뒤집어쓰고 옷을 찢는 심정으로 애통하고 참회한다"며 "지킬 것을 지키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이를 되찾지 못한다면, 그것은 한국 기독교 역사에 씻지 못할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연세대대책위는 또 기독교가 세운 대학이나 고등학교들이 기독교 정신과 무관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연세대대책위는 "이것은 공적인 유산이 사적인 것이 되거나 기독교적인 것이 비기독교적인 것이 되고 마는 오늘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모습"이라며 "연세대 문제는 단지 연세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기독교 유산 상실의 결정적인 상징"이라고 했다.
이번 정관 개정 사태와 관련해 연세대 이사회측의 태도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연세대대책위는 "아무런 응답이 없는 상태에서 연세대 이사회는 한국 기독교와 관계를 단절해가고 있다"고 했으며, "그래서 우리는 지금 교단의 대표들로서 힘겹게 법적 소송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 일은 소송에 따른 사회 법정의 판결로만 해결할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연세대대책위는 끝으로 사순절 기간 "무엇보다도 연세대가 본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혼자, 또 여럿이 간절하게 기도해 주기를 부탁한다"며 "목회자들은 예배나 집회시에 연세학원 문제를 위해 기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길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했다.
이 성명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임시감독회장 김기택,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이동춘,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 박현모,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서대문) 총회장 박성배,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여의도) 총회장 이영훈,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엄현섭,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 고흥식, 대한성공회 의장주교 김근상,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총회장 박정원, 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 총회장 황수원,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 총회장 정영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장 손달익,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장 정준모,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 총회장 이철호, 한국구세군 사령관 박만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나홍균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