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잠실 롯데호텔에서 WCC 준비위와 한기총의 양측 대표들이 회담을 갖고, 합의문을 발표했다.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의 합의문 낭독 후 악수를 나누는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좌)과 WCC 준비위 김삼환 상임위원장(우). ⓒ한기총 제공 |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를 불과 한달 여 앞두고, 진보-보수 교계가 또 다시 합의문을 발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 이하 WCC 준비위)·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홍재철 목사, 이하 한기총) 양측 대표들이 12일 오전 잠실 롯데호텔에서 회담을 갖고, △2013년 1월 13일 공동선언문(이하 1.13 공동선언문)에 대해 WCC 상임위원회는 폐기 처분이나 결의한 바 없다 △양측 신학자 2인을 추천해 한국교회 앞에 우리의 신앙관을 발표하기로 한다 등을 그 내용으로 한 합의문을 작성했다.
앞서 ‘1.13 공동선언문’ 사태로 실행위원들로부터 포화를 받은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책임을 통감하고, WCC 집행위원장직을 사임하는 등의 어려운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당시 ‘1.13 공동선언문’을 두고 에큐메니칼 진영에서는 신학적 메카시즘이라며 다른 이의 신앙을 교리화된 몇몇 문구로 판단하는 것에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냈었다.
그러나 WCC 상임위원회가 보수 교계와의 연합을 명분으로 "이를(1.13 공동선언문) 폐기한 바 없다"며 손바닥을 뒤집은 것. 당초 김삼환 상임위원장은 ‘1.13 공동선언문’ 사태 이후 처음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유감"이란 표시를 한 데 그친 바 있다.
이날 모임에 WCC 준비위측에선 김삼환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김인환·박경조·박종화·손인웅·이광선·이영훈·장상 목사가 참석했고, 한기총측에서 홍재철 대표회장을 비롯해 (이하 가나다 순) 길자연·김성광·이강평·이건호·이승렬 목사가 참석했다.
이날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결국 ‘1.13 공동선언문’은 폐기된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 유효성이 확인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NCCK 실행위원들을 비롯해 에큐메니칼 진영에서 이번 WCC 준비위와 한기총의 합의문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