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전용재 감독회장 ⓒ베리타스 DB |
전 회장은 목회서신에서 "제28회 총회부터 30회 총회까지 감리회는 혼란과 혼돈의 소용돌이 가운데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 혼돈과 혼란이 종식됐다. 모든 직무대행 체제도 끝이 났다"고 선언했다. 전 회장은 이어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는 고린도후서 5장17절 말씀을 인용하면서 "제31회 총회를 기점으로 모든 혼돈과 혼란이 종식되고 새로운 미래가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 회장은 끝으로 "제31회 총회를 기점으로 새로운 회기가 시작됐다. 우리 감리교회 목회자들과 모든 성도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신뢰하고 기도하고 협력해서 미래와 희망을 주는 감리교회를 위해서 함께 달려 나가기를 기도한다"고 당부했다.
전 회장의 목회서신은 기감이 최근 몇 해 동안 감독회장 직을 둘러싸고 내홍이 깊었던 한편, 지난 10월20일(월) 신기식 목사외 2인이 전 회장을 상대로 법원에 낸 감독회장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돼 전 회장이 직무를 유지하게 된데 대한 입장 표명으로 풀이된다.
한편 기감은 10월31일(금) 자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입장>이란 제하의 성명을 발표했다. 기감은 성명에서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물질만능주의와 생명경시 풍토가 그 원인이다. 나아가 세월호 참사는 우리사회 곳곳에 만연되어 있는 부패와 타락, 무책임과 도덕적 해이 등 총체적 부실이 만들어 낸 결과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이런 현실과 야합하거나 이에 침묵한 우리 모두는 이 사건의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지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감은 1) 정부와 정치권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국민이 요구하는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목소리에 진지하게 응답해 줄 것 2) 정치권이 세월호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국민의 대표답게 문제 해결에 앞장서 줄 것을 촉구했다.
기감은 "앞으로 기독교감리회와 160만 성도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고귀한 생명을 잊지 않을 것이며 유족들의 슬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함께 아파하며 기도할 것"을 약속했다.
아래는 기감이 발표한 입장문 전문이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입장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롬 12:15]
2014년 4월 16일, 304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는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충격과 아픔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또 고귀한 생명들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모습이 생중계되는 상황을 지켜본 대한민국 국민들의 삶 역시 깊이 가라앉았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세월호 유가족들은 무엇이 세월호를 침몰시켰는지 그 사건의 진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고통스럽게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세월호 참사는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슴 아픈 현실 앞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1차 총회는 세월호참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힙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물질만능주의와 생명경시 풍토가 그 원인입니다. 나아가 세월호 참사는 우리사회 곳곳에 만연되어 있는 부패와 타락, 무책임과 도덕적 해이 등 총체적 부실이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이런 현실과 야합하거나 이에 침묵한 우리 모두는 이 사건의 책임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사건의 진상규명을 간절하게 소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반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과연 진실규명을 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하여 국민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정치권은 아직도 이를 두고 논란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오직 원하는 것은 사건의 진실 규명이라는 유가족들의 진심을 왜곡하거나 폄훼하는 우리 사회 일부의 비인간적인 행동들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유가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행위를 지속하는 일부의 비인간적인 행위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시합니다.
예수께서는 강도만난 자의 이웃이 되라고 가르치셨고, 사도 바울은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따라서 어려움을 당한 이웃에게 다가가고, 슬퍼하는 이웃들의 눈물을 씻겨 주는 것은 교회와 기독교인들에게 부여된 책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이웃들의 아픔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음을 고백하며 이를 깊이 회개합니다.
이 고백에 기초하여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1차 총회는 세월호참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하며 우리의 다짐을 밝힙니다.
세월호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는 유가족과 국민들의 요구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유사한 사고의 재발 방지 나아가 더욱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이라고 믿고 정부와 정치권이 이 요구에 진지하게 응답할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두고 여야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상적인 다툼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시합니다. 우리는 정치권은 더 이상 세월호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국민의 대표답게 문제 해결에 앞장 설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는 세월호 사건으로 희생된 자식과 가족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기 위해 오늘도 거리를 헤매며 울부짖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울음에서 “라마에서 슬퍼하며 통곡하는 라헬의 애곡”(예레미야31:15)을 듣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기독교대한감리회와 160만 성도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고귀한 생명을 잊지 않을 것이며 유족들의 슬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함께 아파하며 기도할 것입니다.
2014.10.31.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1차 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