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학내 고소고발 사태를 개탄하며 사직을 선언한 감신대 이정배 교수(종교철학)가 자신이 말한대로 16일(화) 은퇴식을 갖고, 아쉬움을 남긴채 교정을 떠났다.
감리교 소식에 정통한 당당뉴스에 따르면, 감신대 중강당에서 열린 이날 은퇴식에서 이정배 교수는 "감신, 냉천동산은 43년전 학생으로 찾고 30년을 선생으로 살았던 삶의 근거이자 모든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나 이 교수는 "학생시절 총학생회장으로서 내건 '감신의 얼'을 삶과 학문의 길잡이로 삼아 신학적 전통을 잇고 자신의 스승 변선환이 눈물과 고통으로 지키고자 했던 학교와 감신의 얼을 사명으로 이어가려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감신의 얼'은 흐릿해 졌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감신에 돈의 힘이 만연하고 권력욕과 명예욕에 물든 성직자들로 인해 학생들의 순수한 열정과 교수들의 진실한 비판이 조롱당했고 급기야 교수와 학생 10여명이 법정에 서기까지 했다"고 개탄했다.
이 교수는 이 와중에 학내 정상화를 염원하며 사직 선언을 한 바 있다.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고자 오늘 이 자리에 섰다는 이정배 교수는 동료교수와 학생들을 남기고 떠나게 되어 마음이 무척 괴롭다고 했다. 은퇴를 결심한 이후 "선배로서 무책임하다는 비난에 괴로워 했음"도 털어놨다.
이 교수는 은퇴 결심을 굳히게 한 것은 아내의 조언과 제자들의 지지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최선의 선택은 아니지만 이 선택을 최선으로 만들어 보자'하고 '떠남을 은퇴라 생각지 말고 새로운 시작으로 만들자'는 아내의 조언과 '은퇴식을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로 의미화하여 은퇴식에 출정식, 파송식'으로 이름 붙인 제자들의 의도가 자신에게 붙여진 '거리의 신학자로서의 삶을 제대로 살아 보라는 추동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은퇴 후 새로운 출발에 대한 계획도 나눴다. 이 교수는 "자유로운 몸으로 현장의 활동가들을 많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종교개혁500주년과 3.1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신학적으로 숙고하는 작업"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또 "생명과 평화를 위한 작은교회운동"을 더 열심히 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은퇴식에서 이정배 교수는 학생들 장학금과 활동비, 감리회 사회선교단체 지원금으로 써달라며 5천만원을 기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