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특별기고] 평화를 심고 희망을 선포하는 그리스도인

나핵집 목사(열림교회, NCCK화해통일위원장)

화통위
(Photo : ⓒ 이인기 기자)
▲NCCK 화해통일위원회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이어갈 준비를 하자고 밝혔다. 좌로부터 화통위 위원장 나핵집 목사, 노정선 교수, 전용호 목사.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다. 1953년 7월27일 3년간의 한국전쟁 끝에 판문점에서 전쟁당사국들은 정전협정을 맺었다. 정전협정 제4조 60항에 보면 "한반도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정전협정 3개월 이내에 각기 대표를 파견하여 쌍방의 한 급 높은 정치회담을 소집하고 외국군 철수 문제 및 평화적인 해결을 협의하도록 건의 한다"라고 되어 있다. 정전협정 이후 3개월 이내 정치회담은 열리지 않았고 65년 동안 판문점은 전쟁이 끝나지 않은 분단체제를 상징하는 장소가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 김정일 국무위원장이 올 해 신년사에서 화답함으로써 남과 북의 대화는 급물살을 탔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과 북이 만나 신뢰를 확인했고 김정일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의를 받아들이면서 남북 관계는 65년의 정전분단체제를 넘어설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한국전쟁 이후에 판문점은 긴장과 갈등의 장소가 되었다. 미루나무 사건으로 인해 전쟁 직전까지 갔었다. 이번 정상회담을 보면서 우리가 65년 동안 정전분단체제를 이어온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 강대국들이 만든 경계선을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지켜온 어리석음을 지울 수 없다.

2018년 4월 27일은 우리 민족의 역사에 길이 기억할 날이 될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는 날 세계의 눈과 귀는 판문점으로 쏠렸다. 전 세계인의 눈과 귀는 65년 전에 고착되어 있었다. 여전히 전쟁의 위험이 상존하고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한 공간이 세계인들이 바라보는 판문점이었다.

일산의 킨텍스에 자리한 프레스센터에는 3,000명이 넘는 기자들이 판문점에서 보내는 신호를 숨죽여 기다라고 있었다. 겨우 5센티미터 높이의 군사분계선, 그 경계선으로 남과 북은 오랜 세월 적으로 지내왔다. 그 경계선에 남측의 문재인 대통령이 섰다. 경계선 북측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걸음을 옮겼다. 경계를 마주하고 두 정상이 함께 손을 맞잡았다. 남과 북의 두 정상이 손을 맞잡고 악수하는 순간 전 세계로 감동적인 장면이 송출되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경계선 앞에서 좌절하고 절망했는가? 그러나 두 정상은 서로 손을 맞잡고 경계선을 넘나들었다. 결심만 하면 그렇게 쉬운 일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을 우리는 하지 못했다. 이번 판문점 정상회담은 수많은 이야기들을 남겼다. 우리는 서로 하나요, 한 민족이라는 것을 확인했고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정전협정 65년이 되는 올 해 종전선언과 더불어 평화협정을 맺기로 약속 했다. 이 얼마나 대단한 민족인가? 이 얼마나 위대한 민족인가? 한반도는 지난해 촛불혁명을 통해 우리의 위대함을 전 세계에 보여 주었다. 이번 판문점 정상회담은 전 세계를 향해 우리 민족이 얼마나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인가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

지금 한반도는 카이로스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사람이 만들어가는 역사가 아니라 하나님이 만들어 가시는 역사 안에 있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건 안에서 얼마나 깊은 기도와 헌신이 있느냐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이제 3-4주 후에는 북미정상회담도 열린다. 지금 한반도는 역사의 변곡점에 서 있다.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위대한 조국을 위해 힘써 기도할 때이다. 교회는 평화를 만들어가는(building peace) 방법을 배우고, 평화를 심고(cultivating peace), 희망을 선포(proclaiming hope)해야 한다. 이번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과 북이 깊은 신뢰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정착하고 평화통일을 이룰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기도한다.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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