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풍류신학, 우리 민족의 영적 DNA 중요성 알려"

'하늘 나그네' 고 유동신 전 연세대 교수 장례예식 열려

dongsik_01
(Photo : ⓒ사진=김진한 기자)
▲'하늘 나그네' 유동식 선생이 떠났다. 20일 오전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고 유동식 교우 장례예식이 열렸다.

'하늘 나그네' 유동식 선생이 떠났다. 20일 오전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고 유동식 교우 장례예식이 열렸다. 곽호철 목사(연세대대학교회 담임목사)의 집례로 진행된 이날 장례예식에서는 이계준 목사(전 연세대대학교회 담임목사)의 설교와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의 추모사가 있었다. 이 밖에 전주는 곽동순 연세대 명예교수(교회음악과)가 맡았고 손호현 연세대 교수(문화신학)는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다.

이 목사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라는 제하의 설교에서 고인이 남긴 토착화 신학의 유산인 '풍류신학'이 갖는 의미를 곱씹었다. 서구 신학 연구에 기울어진 당시 한국 신학 풍토에서 유 전 교수의 풍류신학은 가히 혁명적이었을 만큼 당시 신학계에 큰 충격을 준 도전적인 시도였다고 이 목사는 전했다.

이 목사는 특히 "유 전 교수가 평신도 신학자로서 연구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풍류신학은)이단으로 낙인이 찍힐 만큼 충격적인 시도였다"고 설명하며 우리 민족 고유의 혼과 얼을 도외시 하지 않고 그 바탕 위에서 한국적 신학의 꽃을 피운 유 전 교수의 '풍류신학'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김경재 교수의 추모사도 있었다. 고인과 같이 문화신학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학문적 교류를 이어왔던 김 교수는 고인이 주창한 풍류신학과 그가 말년에 꽃피운 예술신학에 대해 조명했다. 김 교수는 풍류신학에 대해 "서구 신학이라는 나무를 그대로 옮겨 심는데 열중했던 당시 한국 신학계에 큰 충격을 던져준 혁명적 시도였다"며 "풍류신학은 나무를 옮겨 심는데 쏠려있는 한국 신학계가 간과하고 있는 나무가 심겨지는 토양에 주목한 신학이었다"고 설명했다.

dongsik_02
(Photo : ⓒ사진=김진한 기자)
▲'하늘 나그네' 유동식 선생이 떠났다. 20일 오전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고 유동식 교우 장례예식이 열렸다.

김 교수는 "우리 민족의 혼과 얼이라는 고유한 영적 DNA의 바탕 위에 신학을 전개한 것"이라며 "민중신학은 여러 표피로 둘러싸인 복음의 외피를 벗기고 갈리래아 원복음을 밝히는 데 주목했다면 풍류신학은 이처럼 토양의 문제에 관심하며 민중신학과 함께 토착화 신학의 큰 축을 형성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고인의 예술신학에 대해서는 "풍류신학과 별개로 전개된 또 다른 신학이 아니다"라며 "풍류신학이 연꽃의 뿌리라면 예술신학은 그 뿌리의 양분을 흡수해 피어나는 연꽃이다. 풍류신학과 예술신학은 한 몸통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시회에서 폭력이 난무하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예술신학은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 자체가 행위예술이고 종합예술임을 자각시키며 불신과 반목 그리고 폭력으로 얼룩진 문화를 극복할 수 있는 예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연세대학교 성가대 장정권, 최혜경 교우의 추모곡 순서가 있었는데 고인이 작사했고 서유석이 곡을 붙인 노래 '하늘 나그네'가 제창됐다. 아래는 고인의  '하늘 나그네' 시 전문.

고향을 그리며
바람따라 흐르다가
아버지를 만났으니
여기가 고향이라
하늘저편 가더라도
거기또한 여기거늘
새봄을 노래하며
사랑안에 살으리라

김진한 jhkim@veritas.kr

관련기사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