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의 업적을 기리며 그를 추모하는 미하엘 벨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조직신학)의 특별기고문이 「신학사상」 6월호(2024)에 발표됐다. 번역은 한신대 전철 교수(신학대학원 원장)가 맡았다.
'위르겐 몰트만(1926-2024)- 희망의 신학자'란 제목의 이 글에서 미하엘 벨커 박사는 위르겐 몰트만의 저서 『희망의 신학』과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을 가리켜 "신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했으며 이 저서로 인해 몰트만이 "20세기 후반 국제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독일 개신교 신학자가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몰트만 신학의 특별한 능력에 대해 "칼 바르트나 디트리히 본회퍼처럼 하나님의 계시와 하나님의 역사가 사람들로 하여금 어느 정도로 저항과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게 하는지 묻고자 했다는 데 있다"며 "정치 비평이나 종교 비평, 도덕 비판을 그 자체의 가능성으로부터 발전시키고 전개하려 하기보다는, 하나님의 계시, 십자가와 부활, 창조와 새 창조, 약속과 성취, 그리고 성령의 은사로부터 출발하는 비판과 새로운 시작의 원동력을 추적해 나아가는 것이 이 신학의 생명력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몰트만의 신학적 작업 전반과 특별히 그의 희망의 신학은 모범적인 신학으로 남아 있다"며 "특히 그의 신학은 내용의 측면에서 조직신학과 비판적 현대 신학이 성서적-기독론적 기초 위에서 전개되도록 전에 없던 새로운 초대와 도전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모범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몰트만 신학을 관통하는 '희망'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갔다. 미하엘 벨커 박사는 "그에게 희망은 신학적 사고와 윤리적 삶의 실천의 원동력이자 매개다"라며 "기독교 종말론의 새로운 장을 여는 대부분의 중요한 결정들은 희망의 신학 첫 페이지에서 만들어졌다. 몰트만은 '최후의 일들'에 대한 전통적인 교리, 즉 역사 너머에서 침입하여 이 지구의 역사를 끝내는 '최후의 사건'의 교리를 비판한다. 그는 '심판의 날'이라는 추상적인 담론을 비판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몰트만의)신학적 종말론의 초점은 역동적인 희망에 있다"며 "종말론은 기독교 신앙의 매개라는 그의 관점에 따라 종말론은 특수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신학의 한 일반적인 형태로서 그 지위가 변화되었다. 실제로 몰트만은 종말론을 "모든 기독교적 선포, 모든 기독교인의 존재, 전 교회가 가진 단 하나의 특징"이라고 선언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신학을 전파했다"고 덧붙였다.
또 몰트만 신학의 종말론은 "미래에 대한 담론이 아니다"라고도 부연했다. 몰트만의 부활의 희망으로서의 종말론은 주어진 현실에 고통받고 이에 반박하는 과정에 주목한다는 설명이었다. 몰트만의 종말론의 시제가 현재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희망의 신학』의 핵심적인 내용을 살펴본 미하엘 벨커 박사는 끝으로 "책의 마지막 장에서 희망의 신학의 기본적인 특징들은 특히 종교에 대한 사회적, 정지척 비판을 통해 보완되었다"며 "이 장은 어떤 면에서는 바르트와 그 유명한 탐바흐 강연이나 사회와 시대에 대한 헤겔 좌파의 비판과도 같은데 이 장을 통해 몰트만은 바르트와 본회퍼의 1960년대 종교에 대한 신학적 비판을 현실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몰트만의)희망의 신학은 해방, 교회와 사회 비판적 신학, 경건에 관련한 여러 방향의 논의에 있어 전 세계적인 모델이 되었으며 특히 여성주의 신학, 정치신학, 탈식민주의 신학, 생태신학의 모델이 되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