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고 조향록 목사 장례예배…교회장으로 치러져

소박한 모습으로 초동교회 교인들 곁 떠나

“조의금, 조화(弔花)는 받지 않겠습니다”
“가족장으로 치러 주세요”

  ▲“목사님 평안하세요” 김선희 사모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헌화를 하고 있다 ⓒ김정현 기자 

그의 장례에 관하여 고인이 남긴 유언이었다. 난곡 조향록 목사. 그는 그렇게 소박한 모습으로, 자신이 오랜 세월 목회했던 초동교회 교인들의 곁을 떠났다. 많은 조의금과 조화를 받아야 마땅했고, 가족장, 교회장이 아닌 총회장으로 치러졌어야 할 그의 장례였다. 하지만 고인의 유언에 때문에 차마 그러지 못했다.

13일 오전 9시 초동교회 본당. 고 조향록 목사를 추모하기 위해 찾은 사람들로 예배당이 꽉 찼다. 강석찬 목사의 집례로 진행된 이날 장례예배에는 서재일 전 총회장, 배태진 총무 등 교단의 지도부를 포함해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삭개오작은교회) 등등 교단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초동교회 호산나 성가대와 금관 5중주단(강남오케스트라)의 조가가 끝나자 초동교회 전 담임을 지낸 신익호 목사가 ‘이 시대의 선각자’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신 목사는 고 조향록 목사는 “목사의 사명을 다하신 분” “교역의 사명을 다하신 분” “애국의 사명을 다하신 분” “사회운동으로 교회 울타리 안에만 갇혀 있지 않았던 분”이라며 고인의 삶을 회고했다.

이어 서현석 장로(초동교회)의 약력보고가 있었으며 고인의 육성을 직접 들어보는 순서도 있었다. 2009년 5월 10일 초동교회 마지막 설교에서 고인은 “주님은 성전 안에서 앉아 예물을 가져오는 교인들을 기다리고 있지 않다”며 “그 분은 피 묻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에 매맞고, 넘어지면서 기어오르고 있다. 우리가 더 이상 잠들어 있어선 안된다. 깨어나야 한다”고 설교했다.

한편, 고인과 오랜 교분을 쌓은 서영훈 장로(초동교회)의 조사 그리고 황금찬 선생의 조시 낭독 순서가 있었다.

“이 나라
서울 초동에
새 성전을 짓고 이름하여
초동교회라 했고
자유의 종소리는
이 땅을 새 하늘 가슴에
잠들게 하렵니다.
조향록 목사님!
당신은 위대한 하늘의사도
하늘을 섬기는 마음들을
영원 하라
다시 영원 하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우리들의 초동교회를
우리 주님의
축복 속에 있으라 목사님의
어느 날 기도처럼
또 그렇게 기도하여 주십시요”(조향록 목사님 앞에 中, 시 황금찬 선생)

  ▲고 난곡 조향록 목사의 장례예배가 13일 오전 9시 초동교회 본당에서 열렸다. 초동교회 현 담임 강석찬 목사를 선두로 운구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김정현 기자

집례자 강석찬 목사의 축도로 끝난 장례예배 후에는 헌화 및 운구행렬이 있었다. 헌화는 집례목사, 유가족, 당회원, 조문객 순으로 이어졌다. 강석찬 목사를 선두로 운구위원들의 운구행렬이 이어지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고, 고인이 생전에 즐겨 부르던 찬송가 412장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 데서’를 부르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 주었다. 고인의 시신은 초동교회 안성묘월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아내 김선희 사모, 경숙·시라·경혜(서울여대 교수)·미리(목사)·소량·소은(전 KBS교향악단 단원)씨 등 6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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