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평화협정 발대식에 한상렬 목사는 보이지 않았다

기장, 평화협정 서명운동 전국 노회로 확대

▲ 김상근 목사(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가 주제강연에서 사실상의 평화협정이었던 <남북기본합의서>를 되살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 ⓒ김태양 기자

김상근 목사, <남북기본합의서> 다시 살려야

"한국교회의 화살촉" 기장의 평화협정 발대식에 한상렬 목사는 보이지 않았다. "민족의 양심과 신앙의 양심"만 발대식에 참석시킨 한 목사는 그 시간, 북한에 꽂혀 있었다.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한반도에서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연일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남북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시킬 것을 촉구하는 발대식에서 기장이 내세운 것은 하나로 힘과 뜻을 모으자는 평화협정 서명운동만이 아니었다.

기장은 17일 기독교회관에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인 김상근 목사(전 기장 총무)를 당사자로 연단에 세웠고, 방북으로 전쟁에 대한 반대와 평화통일에 대한 의지를 실천한 한상렬 목사의 빈자리도 마련했다.

평화사진가 이시우 선생이 정전협정의 심각성에 대해 강연한 후 김상근 목사는 1991년 12월 13일에 남과 북이 체결한 <남북기본합의서>가 사실상의 평화협정이었으나 다시 폐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그것을 끄집어내 "생물로 만드는 일"이 바로 발대식의 과제라고 천명했다.

발대식에 앞서 발표한 성명이 진상윤 권사(기장 여신도회 회장)와 한남호 목사(전북동노회 농목회장)에 의해 낭독되었다. 성명은 남북 간의 대립이 결국 전쟁을 불러올 뿐이며 평화협정만이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 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남북 평화협정에 미국과 중국이 협력해야 하며 우리 정부도 대북제재정책을 철회하고 인도적 지원을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기장은 발대식에서 평화협정을 구체화하기 위해 우선 전국의 기장 교회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며 전국 노회 평화통일위원장을 위촉하는 순서를 가졌다. 위촉식에는 전국 노회를 대표해 서울노회의 김옥석 목사가 참석했다.

한상렬 목사의 부인 이강실 목사(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도 참석해 한 목사가 방북 전에 남긴 글을 전했다.

"우리 한겨레의 한상렬 목사는 6.15살림이 애국이요, 6.15죽음이 매국일진대 민족공조 애국애족열사와 온 겨레의 올바른 길을 따라 화해, 평화, 통일의 사절로 희망의 전령자로 한걸음 진보하여 분단장벽을 뚫고 여기에 온 저의 이 작은 몸짓이 우리 민족평화통일 생명양식의 한 톨의 곡식으로라도 한 방울의 물이라도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 목사는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이 그를 평양으로 가게 했던 것 같다고 짐작하며, 그의 방북을 "민족의 양심과 신앙의 양심"에 의한 것이었다고 해석했다. 이 목사는 또 한 목사가 언제 내려올지는 모른다고 전하며 그가 유언까지 작성하고 비장한 각오로 북한에 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목사의 방북에 대해 통일부는 "한 목사의 방북을 승인한 적도 없고, 이는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이므로 귀국하는 대로 사법처리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12일 한상렬 목사가 평양에 도착해 안경호 위원장을 비롯한 6.15 공동선언 북측위원회 성원들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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