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대표적인 여성 가톨릭 사회운동가, 도로시 데이(Dorothy Day, 1897~1980)의 자서전 <고백>(원제 The Long Loneliness)이 출간 60여 년만에 한국에 번역출간됐다.
가톨릭교회에 정식으로 입교하기 전 도로시 데이는 사회변혁에의 의지로 가득찬 기자였다. 뉴욕의 유일한 사회주의 일간지인 「콜」에 취직해 노조 지도자들과 혁명가들의 목소리를 실어 내보냈고, 민중폭동과 빈곤층 사람들의 참상을 보도했다. 반전평화주의 노선을 견지하던 잡지사「대중」에서도 일했다.
세상 사람들 모두를 사랑하기보다 내 옆의 한 사람을 사랑하기가 더 힘든 법이다. 말과 실천의 괴리가 그만큼 큰 까닭이다.
마태복음 5장부터 7장(산상수훈)에 기록된 예수님의 가르침도 심플하기 그지없지만 막상 실천에 옮기려면 이런 고행이 없다. 심령이 가난하고 애통하고 온유하고 의에 주리고 긍휼히 여기는 것도 모자라 의를 위하여 ‘핍박 받는 자’가 되라고 한다.
산상수훈은 ‘천국의 헌법’으로 불린다. 여기에 천국 가는 길이 있다는 그리스도인들의 고백인 셈인데, 그러나 이 귀하게 주어진 천국의 헌법을 무시하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넘쳐나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하나님이냐 돈이냐」와 같은 저작들로 국내에 잘 알려진 프랑스의 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고 자끄 엘륄(Ellul, 1912~1994)의 저서 「하나님은 불의한가?」(원제 Ce Dieu injuste?)가 번역 출간됐다. 기독교인과 유대인간의 올바른 관계를 모색했는데, 대체로 유대인을 옹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있다.
엘륄의 '유대인 옹호론'은 이스라엘이 미국을 등에 업고 아랍권 국가들에 자행한 침략 전쟁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탄압을 생각할 때 그다지 힘을 얻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기독교인과 유대인의 앙숙관계를 풀어내는 것이야 말로 기독교인들의 사명이라고 엘륄은 목소리를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