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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응원하는 그리스도인 있다는 걸 알릴 것"
[인터뷰] 재판 재개 촉구하며 노숙 농성 중인 이동환 목사

입력 Jul 05, 2021 04:56 PM KST

methodist

(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성소수자 축복기도를 이유로 정직 2년을 선고 받은 수원 영광제일교회 이동환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교단 소속인 경기도 수원 영광제일교회 담임 이동환 목사는 지금 교단 본부가 있는 서울 광화문 동화빌딩 앞에서 노숙 농성 중이다.

앞서 이 목사는 2020년 1월 1심인 기감 경기연회에서 정직 2년을 선고 받았다. 2019년 8월 인천 퀴어문화축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게 기소 이유였고, 연회 재판위원회는 2년 정직을 선고했다.

이 목사는 2019년 11월 경기연회 자격심사위원회에 낸 보고서에서 "여전히 성소수자를 포함한 이 땅의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교회 안팎의 목회 사역, 선교 사역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사명이며, 예수님께서 이 땅에 인간의 모습으로 오셔서 행하신 영육혼 전인적 구원의 길을 따르는 것이라 믿는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자격심사위는 이 같은 주장을 일축하고 이 목사를 기소했고, 재판위는 정직을 선고한 것이다.

이 목사는 항소했다. 총회 재판위원회는 당초 올해 2월 22일 심리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재판위는 공개재판을 해달라는 이 목사 측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이 목사 측은 항소심 1차 재판을 거부했고, 변호인단은 재판부 전원에 대해 기피신청을 냈다.

3월 26일 재판이 재개되나 싶었지만 절차적인 문제가 불거졌다. 재판위원장 조남일 목사가 이동환 목사를 고발한 경기연회 자격심사위원이었다. 고발 당사자가 재판위원장을 맡는 건 분명한 제척 사유였고, 이를 의식한 듯 조 목사는 재판 당일 공판 회피의사를 밝혔다.

이후 총회 재판위원장은 공석으로 남은 채 재판은 열리지 않고 있다. 이 목사는 결국 지난달 21일 재판의 신속한 재개를 촉구하며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농성은 어느덧 5일 기준 15일째를 맞았다. 이 목사는 농성장에서 보내는 일상이 뜻밖에 분주하게 흐른다며 곧 재판 기일이 잡힐 것으로 기대했다.

아래는 이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

-. 농성 돌입 뒤 2주가 지났다. 농성장 일상에 대해 말해 달라.

농성장은 생각 외로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갑니다. 보통 새벽 5시에 하루를 시작합니다. 천막에서 밤을 보낸 이들이 돌아가면서 씻고 오고요, 천막 정리도 하고 청소도 하고 그러다보면 오전 출근 피켓팅 시간이 다가옵니다.

통상 8시부터 9시까지 피켓팅을 하고요 오전 일과를 시작합니다. 9시부터 점심 피켓팅을 하는 12시까지가 하루 중 제일 여유로운 시간이기도 해요. 보통 그때 이런 저런 섭외 전화를 돌리거나 페이스북에 농성장 관련 소식을 올리기도 하고, 청탁받은 글이 있으면 쓰기도 합니다.

이어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 피케팅에 들어갑니다. 1시부터는 농성장 지킴이들이 서로 교대로 점심 식사를 하고요. 그리고 오후 5시 매일기도회가 있어요. 일과 중 연대오시는 분들이 많이방문하시는데, 이분들을 맞아 대화를 나눕니다. 그러다 오후 9시 정례회의에 들어가고요. 정례회의를 마치면 비로소 하루 일과가 끝나요. 11시 즈음 잠자리에 드는데 이런 일상을 반복합니다.

-. 교단 총회에서 반응은 없었는가?

천막 농성을 시작하니 연락이 왔어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재판을 속개하고, 기자와 방청인이 들어올 수 있도록 공개재판으로 진행하기로 약속했어요. 아직 날짜가 잡히지는 않은 상황이고요, 곧 잡히리라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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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성소수자 축복기도를 이유로 기감 교단이 이동환 목사를 교단재판에 회부하자 이에 대한 규탄 여론이 안팎에서 일고 있다.

"고발 이후 1년 9개월 동안 일상 사라져"

-. 정직 판결 이후 가장 어려운 점이라면?

재판 진행이 더디다는 점인 것 같아요. 총회 측에서는 급할 게 없는지 재판을 열지 않고 있어요.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니 마음이 어렵지요.

개인적으로 2019년 9월 고발당한 이후로 거의 1년 9개월 여 기간 동안 일상이 사라져버렸어요. 연회로부터 정직 당해 목회현장을 떠날 수밖엔 없었습니다. 여기에 심사다 재판이다 계속해서 마음을 짓누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저희 교회 성도들이 1년 넘게 예배를 제대로 드리지 못하고 있어요. 한마디로 방치되고 있는 건데, 이에 대해 연회나 교단에서 어떤 대안도 내놓지 않고 있어요. 너무 마음이 아프죠. 자발적으로 모여 말씀 나눔으로 예배를 대체하는데요, 이런 일련의 일들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 우리 사회는 이번 재판을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한겨레> <연합뉴스> 등 주요 언론이 앞 다퉈 다뤘고, 외신도 대서특필했다. 그러나 정작 교단이나 개신교 교회는 미온적인 듯하다. 감리교단이나 개신교 교회 전반이 이 재판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다고 보는가?

사실 잘 파악하기 어려워요, 그런데도 천막을 치고나니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시고 응원을 해주시고 있어요. 물론 반대하거나 비난하시는 분들도 많지요.

적어도 제 수준에서 교단이나 개신교 교회 전반의 인식이 어떤지 잘 대답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번 재판과 일련의 저항, 투쟁의 과정을 통해 건전한 토론이 일어나고 오랜 편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겨났으면 하고 기대합니다. 또 교회 안에서 동의는 하지만 교단법 때문에 두려움을 가진 분들이 용기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기감 교단법인 교리와 장정 3조 8항은 마약법 위반, 도박,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했을 때' 정직·면직·출교 등의 처벌을 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목사도 이 법에 따라 기소됐다.

-. 끝으로 노숙농성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일단 성소수자 축복기도를 이유로 처벌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됩니다. 그래서 ‘이동환은 무죄다'고 계속 항변할 것입니다. 무죄를 받아야죠.

하지만 정말 말하고 싶은 건 이 수준에 그치지 않습니다. 교리와 장정 3조 8항이 존속하는 한, 계속해서 사상검증이 이뤄지고 피해자가 나올 것입니다. 따라서 이 조항이 폐기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더 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자신의 신념을 자유롭게 실천하며 목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거에요. 성소수자 차별조항도 당연 폐기해야겠죠.

그리고 그리스도인 성소수자분들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누군가는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더 많은 목회자와 신자분들이 용기를 내서 이곳으로 나와 함께 감리교단을 뒤집고 바꾸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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