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김삼환 목사, WCC 한국준비위 상임위원장 복귀

100여 일 만에 돌아온 김 목사 조직 확대하기로

▲WCC 한국측 준비위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사진 가운데)가 사퇴 의사를 밝힌 지 100여 일 만에 다시 돌아왔다. ⓒ베리타스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이하 WCC 준비위) 상임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김삼환 목사(명성교회)가 돌아왔다. 사퇴 의사를 밝힌 지 100여 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20일 오후 성공회 서울 대성당에서 열린 WCC 준비위의 제3차 실행위원회에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 김 목사는 설교차 가벼운 인사를 전한 뒤 의장석에 자리했다. 본격적인 회의에 앞서 김 목사는 4개 교단장과 합의가 있었음을 전제로 지금의 조직을 확대·개편하기로 했음을 알렸다.

김 목사는 "WCC 총회를 1년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준비위 조직을 확대하고 개편해서 가능하면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방향으로 길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사실 지금까지 상임위나 실행위에는 극히 제한된 사람들만 참여해 왔다"고 말했다.

집행위원장 김영주 NCCK 총무는 이 같은 조직 개편에 대해 "지금까지 여러 문제로 정작 WCC가 무엇이며 어떤 일들을 하는지 한국교회에 잘 알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WCC가 부정적인 면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는데, 앞으로 전진대회나 설명회 등을 통해 한국교회 전체가 동참할 수 있도록 문을 열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결국 한국교회 보수파에게 WCC 참여의 길을 마련해 줌으로써 한국교회 전체가 아닌, 반쪽짜리 총회라는 부담을 덜어내고 동시에 WCC 반대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감리교 신복현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베리타스

이 같은 안에 실행위원 감리교 신복현 목사는 "당연히 제안한 대로 확대 개편되기를 원한다"고 동의하면서도 100여 일 이상 그 거취로 논란을 야기한 김 목사가 자초지종 설명 없이 회의를 진행하는 것에는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김 목사를 향해 "그간 정황에 대해 말해달라"며 "'앞으로 이렇게 되어지는 일에 협력을 당부합니다'라고 말하는 게 최소한 실행위가 가진 자존감 내지는 연대감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최소한의 해명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김 목사는 먼저 사임 의사 배경에 대해 "저는 (WCC 총회를)유치하는 데 참여를 했기에 대회 준비는 좀 더 훌륭한 분이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사의를 밝혔던 것"이라고 말했으며, 사임 의사 철회 배경에 대해서는 "그러나 주변에서 제가 계속했으면 한다는 부탁이 있어 순종하는 마음으로 복귀했다. WCC 총회는 한국교회에 주신 축복이고 기회다. 성공적 개최에 힘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교계 안팎에서도 김 목사의 사임 의사 철회의 가장 큰 원인으로 ‘대안 부재론’이 꼽히고 있다. WCC 총회가 진보와 보수를 아우른 한국교회 전체의 행사가 되게 하는데 적합한 리더십의 소유자가 김 목사 외에는 없다는 설명이다.

▲박종화 목사(경동교회)가 조직 개편의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베리타스 

앞서 박종화 목사는 조직 개편의 의의에 대해 "저는 WCC 총회를 세 번 참석했다. 그간 WCC는 스스로 확대 개편하려고 결의해 왔다"며 "이름은 그대로 하되 확대 개편한 에큐메니칼 운동을 하겠다. 이번 총회 끝나고 나면 WCC 전체 스펙트럼과 크기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까지 김 목사의 사임을 촉구해 온 배태진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총무)는 조직 확대 개편에 원칙적으로 동의를 표하면서도 "그것을 정관 속에 만들어 속도를 내달라"고 했으며, 김삼환 목사에게는 "지금까지 분위기가 썰렁했다면 그것을 따뜻하게 만드는 지도력을 발휘해 달라"고 말했다. 매 실행위 때마다 WCC 총회 준비에 있어 예장 통합의 세(勢) 위주 정책에 격한 감정을 드러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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